웨슬리의 툴박스

작년에 아이폰5S가 나오면서 M7이라는 동작 보조처리장치를 탑재했는데, 아이폰의 움직임과 관련된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이 기능의 가장 눈에 띄는 활용 방법은 기기를 휴대하고 다니는 동안 사용자가 몇 걸음을 걸었는지 기록하는 것이었습니다. 돌려 말하면, 아이폰이 만보계 기능을 하도록 한 셈이지요. 올해에 아이폰6 시리즈가 나오면서 이 보조처리장치를 M8로 업그레이드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기압측정 센서까지 추가되었습니다. iOS 8에 기본 탑재된 건강(Health) 앱은 이 기능을 곧바로 사용하게 되는데, 사용자가 몇 층을 걸어 올라갔는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한 차원 더 높이게 된 것이지요.


iOS 8의 HealthKit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가 된 Argus와 같은 앱은 이런 계단 오르기 데이터를 읽을 수 있습니다. Argus의 알림센터 위젯은 아이폰6 플러스를 쓰는 저에게 하루 내내 몇 층을 걸어 올라갔는지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아이폰5S를 쓰고 있는 경우 이런 정보가 존재하지 않으니 위젯에서는 아예 언급 자체를 하고 있지 않는 것과 대비됩니다.

두 기기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비교하는 말이 나와서 말입니다만, 둘의 만보계 기능은 거의 동일하게 작동되고 있었다는 점을 말할 수 있겠네요. 단, 비교 사진에서 보시듯이 아이폰5S가 꾸준히 아이폰6 플러스보다 약간 더 많은 걸음걸이를 기록하는 모습은 보였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이폰6 플러스가 더 크고 묵직해져서 움직임 기록이 약간 둔감해진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M8의 기압측정 센서를 통해 계단 오르기가 기록되는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 지하철 역 안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동안 얼마나 변화가 있을지를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층계를 올라가기 전에 아이폰6 플러스를 보니 그 날 총 15층을 오른 것으로 표시되고 있었습니다.


지상으로 올라오고 나서 보니 아이폰이 이제는 17층 오른 것으로 알려주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 때 올라간 것이 2층을 오른 것에 해당된다고 처리가 된 것이었습니다. 한편, 계단을 내려갈 경우 아무런 변화도 기록되지 않더군요. 올라가는 것에 비해 육체적 운동량이 현저히 적어서 그런 것인가 봅니다.


물론 대기압 측정 자료는 지원되는 앱에 따라서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앱은 대략적인 고도의 변화를 미터 또는 피트 단위로 알려주기도 하면서 (올라가는 것과 내려가는 것 모두) 일종의 고도계 역할을 합니다. 어떤 앱은 대기압 자료를 날씨 자료를 보강하는 데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아직 이런 종류의 앱이 막 등장하는 태동기에 있기는 하지만 매일 앱스토어에 창의적인 앱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정리를 하면, 아이폰6 플러스에 탑재된 기압측정 센서는 이미 있었던 일련의 센서들에 아주 단순하게 추가된 사항일지는 몰라도 제법 쓸모가 있습니다. 사용자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측정하는 직접적인 활용방안도 이미 있지만 앱 개발자들이 앞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