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아이폰 뒷면이 유리 재질일 때에는 뒷면을 깨뜨린 적이 있었지만, 앞면을 깨뜨린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6 플러스로 그 기록은 깨져버렸습니다. 약 50cm 정도 높이에서 벽돌로 된 길바닥에 떨어지자마자 화면에 실금이 가게 되어버린 것이지요. 해당 지역에만 적용되는 소위 로컬 워런티 (월드 워런티가 아닌) 때문에 해외에서 구입한 아이폰은 한국 내 공인 지정 서비스 센터에서 수리를 받을 수 없다 보니, 고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DiYPRO란 곳에서 제조한 "스크린글루(Screen Glue)"를 알게 되었습니다. 자외선으로 경화되는 접착제가 틈새를 메우는 식으로 깨진 화면(액정이라고도 많이 부르지만 진짜 액정 부분이 깨지면 이걸로 고칠 수 없음) 고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더군요. 1만8천원 정도의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 접착제 5 ml가 담긴 병과 사용설명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접착제의 용량 치고 가격이 너무 비싼 걸로 보였지만 선전대로 된다면 썩 나쁘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하나 사서 써먹어보기로 했답니다.

이 제품의 병뚜껑에는 스포이트가 달려 있어서, 화면의 깨진 부분(금간 데)에 접착제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용도로 쓰게 됩니다. 설명서에 따르면 깨진 부분을 따라 작은 방울을 떨어뜨려 가는 식이 적당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야 틈 사이로 스며들지 못한 접착제가 나중에 제거하기 쉽게 된다고 했습니다.


금간 곳 위에 모두 접착제를 떨어뜨린 뒤, 자외선을 통해 경화시키는 일이 남았습니다. 자외선 소독기에 기기를 넣어보기도 했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경화를 위해 필요한 파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설명서에 나온 대로 야외에 약 30분 정도 내어놓아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이 작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접착제가 제대로 경화된 뒤에는 화면에 남은 방울들을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에도 아직 방울 주변이 끈적거리고 미끈한 상태여서 제거하는 동안 지저분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조심스럽게 닦아내야 했습니다. 일단 화면을 깨끗하게 해놓고 보니까 앞서 선명하게 보였던 화면의 금간 곳이 대부분 거의 사라져 있었습니다. 몇몇 군데에서 흔적이 좀 보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정상에 가깝게 돌아온 모습이었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이 접착제는 선전대로 성능을 발휘한 셈입니다. 여러분께서 여기서 본 것과 같이 스마트폰에 실금이 생겼다면 더 이상 화면을 가급적 만지지 말고, 혹시 액정보호지가 붙어있다면 떼지 않은 상태로 두고, 곧바로 이런 종류의 접착제를 주문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야 수리된 화면의 상태가 더 좋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이런 종류의 접착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약 1주일이 걸렸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했을 때에는 각 유리 조각이 더 이상 서로 완전히 수평을 이루지 않게 되어서 약간 불완전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끝일까요? 만약 제 아이폰6 플러스의 화면의 수난이 여기서 끝났다면 이 글이 제1부라고 되어 있지는 않았겠지요. 혹시 깨진 상태가 더 심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해 하셨나요? 그건 다음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