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접착제로는 더 이상 깔끔하게 깨진 화면을 고칠 수 없게 되어서 제3자 업체가 공급하는 아이폰6 플러스용 교체 화면 조립체를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하나 사려면 미화 $300 (32만원 가량) 이상 하는 게 비일비재하고 거기에 배송료까지 별도이기도 할 정도로 꽤 비쌉니다. 게다가 일부 업체들은 재고가 없거나 고지된 가격을 지불하고 나서도 나중에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하나 받기 위해 3번 시도를 해야 했는데, 결국 화면은 $260 정도에 배송료 $35 남짓 냈습니다.

교체품이 손에 들어온 뒤 기기를 분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5각 별나사를 빼내고 흡착판으로 화면을 들어올린 다음에는 화면 조립체를 기기 본체에서 손쉽게 분리할 수 있었습니다. 케이블 덮개를 고정시키는 5개의 나사를 푼 뒤 화면 조립체에서 나오는 4개의 케이블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면 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 다음은 화면 조립체에 달린 여러 부품들을 분리하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교체용 화면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을 재사용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특히 홈버튼의 경우 내장된 터치ID 센서가 본체와 1:1로 짝지어져 있기 때문에 교체품을 사용하면 보안 정책 상 지문인식 기능을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수화기 스피커와 전면 카메라 및 센서 조립체를 윗부분에서 떼어내고 홈버튼을 아랫부분에서 차근차근 떼어냈습니다. 접착제 등으로 붙어있을 경우에는 열풍기를 50도에 맞추고 녹여서 작업했습니다.

교체품에는 뒷면 보호판도 달려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도 분리해야 했습니다. 먼저 8개의 나사를 푼 뒤, 보호판에 달린 터치ID 데이터 케이블의 아래쪽 끝 부분이 화면 조립체에 접착되어 붙어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떼어내는 것이지요. 여기에도 열풍기를 많이 쐬었습니다.


원본 화면 조립체에서 떼어낼 수 있는 모든 부품이 분리되고서야 상자에서 교체품을 꺼내서 재조립을 시작했습니다.


교체용 화면을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몇 가지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부품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 고정틀과 같은 중요한 부분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원본에서 떼어내기는 힘들었습니다. 분리하다 파손을 감수하기 보다는 별도의 공급업체에서 필요한 걸 구입했습니다.


수화기 스피커 그릴과 카메라 및 센서용 고정틀이 준비됨에 따라 원본 조립체를 참고하여 이들이 어떻게 장착되어 있었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다음 정확한 위치와 방향으로 이들을 올려놓으면서 화면 조립체에 접착제로 붙이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교체용 화면 조립체가 원본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군요. 보호판, 홈버튼, 카메라, 스피커, 센서 등 모든 것을 제 위치에 재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케이블 단자들이 올바른 순서대로 놓여 있었고 남겨진 부품이 없다는 것도 확인을 마친 뒤 본체에 케이블을 꽂고 덮개를 장착했습니다. 그리고 화면과 본체를 결합해서 닫았습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제 아이폰6 플러스의 화면이 다시 한 번 깔끔하게 돌아왔습니다. LCD의 품질은 원본과 차이를 느낄 수 없었고 터치 스크린도 잘 작동했습니다.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한 문제가 하나 있긴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