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7종의 배터리 비교하기 (2부 중 2부)

앞서 올린 글에서 보신 배터리 테스트를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폰4S와 그 이후 기종이 iOS 9.1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iOS 9에 처음 선보인 "저전력 모드"를 테스트해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비로소 스쳐갔습니다. 이 기능을 쓰면 백그라운드에서 돌아가는 기능을 일부 제한하고 화면 밝기를 줄이며 프로세서 속도를 늦추는 등의 조치를 하여 기기를 최대 한 시간 더 쓸 수 있게 해준다고 하고 있지요. 그런데 과연 서로 다른 세대의 아이폰에서 동등하게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긱벤치3를 다시 실행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가장 큰 차이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요소는 프로세서 속도입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아이폰을 모두 비행기 모드로 설정한데다 화면 밝기도 수동으로 최저에 놓고 실행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일반" 모드의 테스트도 다시 실행하게 되었는데, 이는 iOS 버전이 9.0.2에서 9.1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계속 그래왔듯이 측정치는 배터리의 설계용량을 기준으로 정상화하여 비교하게 됩니다.

긱벤치3 배터리 테스트의 정상화된 지속시간에서 보는 저전력 모드의 영향

전력모드 아이폰4S 아이폰5 아이폰5S 아이폰6 플러스 아이폰6S 플러스
일반 04:29:00 02:59:20 02:25:00 05:01:10 07:56:10
저전력 04:26:30 04:36:20 03:40:10 07:15:10 10:34:00

이렇게 보니 애플의 주장이 과장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이폰4S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저전력 모드에서 훨씬 오래 버텼습니다. 5와 5S의 경우 1시간 반 남짓, 플러스 계열의 경우 2시간 반 정도인데 이는 30~50% 정도 더 오래 간 것입니다. 아무래도 프로세서 구동속도를 줄여서 지속시간을 최대한 뽑아내도록 한 듯 합니다. 반면에 4S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이 모드 작동에 맞춰 속도를 줄일 수가 없었는지 사실상 아무런 차이도 보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실생활에서 4S는 배터리 절약을 위해 다른 기능 조정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요.

긱벤치3 배터리 테스트의 정상화된 점수에서 보는 저전력 모드의 영향

그리고 각 모드에서 얼마나 일을 처리하게 되는지 측정한 결과를 보면 더욱 흥미로워집니다. 4S가 딱히 다르게 작동한 게 아니라는 것은 더욱 분명해졌고, 아이폰5의 경우 배터리 지속시간과 속도를 온전히 등가교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그보다 더 신세대인 기종들은 저전력 모드에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만약 이 모드를 쓴다고 해도 평소에 주로 쓰는 기능들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면, 배터리 지속시간을 최대로 늘리고 싶을 때 계속 저전력 모드를 켜놓고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충전 부분에 대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일과 중에 배터리가 바닥나게 되면 낭비하는 시간이 적도록 최대한 빨리 충전되었으면 좋겠지요. 이렇게 되려면 기기 본체, 충전기, 충전 케이블 모두 최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아이폰6S 플러스 충전 시의 전압과 전류 측정

그래서 이번 비교가 최적 조건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했습니다. 전원 공급은 O2E에서 나온 4포트짜리 전용 USB 충전기를 사용했습니다. 이 장치는 총 전류가 5A가 넘지 않는 한도에서 각 포트에 최대 2.5A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 애플 정식 케이블과 호환 케이블도 여러 개 마련했습니다. 케이블을 통과하는 전압과 전류를 분석하기 위해 USB 멀티미터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애플 정식 케이블로 측정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측정치 3GS 4 4S 5 5S 6 플러스 6S 플러스
전류 (A) 0.8 1.0 1.0 1.0 1.0 1.8 1.8
전력 (W) 4.2 5.2 5.2 5.2 5.2 9.4 9.4

충전 전용이 아닌 일반 USB 2.0 포트가 최대 2.5W 밖에 내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아이폰을 가지고 있든 간에 별도의 충전기를 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터리의 설계용량에 따라서 최대 요구 전력이 비례하는 것도 확인할 수가 있는데, 1200mAh짜리를 쓰는 3GS는 4W 정도가 필요한 반면 1400~1500mAh 용량인 아이폰들 (4, 4S, 5, 5S)에서는 5W 정도를 끌어 쓰는 것을 보게 됩니다. 큼지막한 플러스 계열 기기는 배터리 용량이 두 배이다 보니 충전 전력도 약 9W로 거의 두 배입니다.

6 플러스와 6S 플러스의 기본 충전기는 고작 5W짜리이기 때문에 최대 속도로 기기를 충전할 수 없겠지요. 이미 이 사실을 작년에 확인한 바 있는데, 80%나 100%까지 충전하는데 각각 약 1시간 정도 더 걸리게 됩니다. 당시에는 12W 충전기가 가장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번 멀티미터 측정 결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10W 짜리로도 충분히 최고 속도 충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격 테스트에 앞서서 호환 케이블이 애플 정품과 동일한 성능을 내는 것을 미리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일부 케이블은 충전 전류가 적게 공급되어 충전 시간을 늘려버리는 등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케이블은 테스트에서 사전에 걸러냈습니다.

정상화된 아이폰 80% 및 100% 충전 시간

테스트 결과 모든 아이폰의 충전 시간이 비교적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80%에 도달할 때까지는 최고 속도로 충전되는데, 대략 1:20~1:30 정도 걸렸습니다. 이 후부터는 속도가 줄어들어서 약 1시간 후인 2:20~2:30 쯤에 완전히 충전됩니다. 충분한 충전 전력이 공급될 경우 이런 식의 충전 프로파일을 적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애플이 판단한 듯 합니다.

이제 배터리를 절약하기 위해 저전력 모드를 사용하게 될 때 어느 정도 더 쓸 수 있을지, 그리고 결국 이러고도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했을 때 다시 충전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두어야 하는지 대략적으로 감을 잡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시 강조하지만 6 플러스나 6S 플러스를 가지고 계시다면 10W짜리 애플 공식 충전기를 구입하시거나 포트 당 10W (5V 2A) 출력이 가능하면서 품질이 좋은 다른 회사의 충전기를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굳이 충전할 때마다 1시간씩 시간을 허비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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