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식 망원경 시준을 위한 자작 인공 별 제작

제가 쓰는 셀레스트론 넥스스타 6SE와 같은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SCT)을 쓸 때 선명한 상이 맺히려면 부경(2번째 반사경)이 제대로 시준(視準, collimation)되어야 합니다. 조정 나사를 고치고 나서 시준을 한 번 하기는 했지만 좀 더 미세조정을 하고 싶었지요. 물론 이렇게 조정을 하더라도 모든 상황에서 널리 확실한 효력을 누리기가 힘들기는 합니다. 각도에 따라서 부경에 중력이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지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경의 지름이 (또한 그에 따른 무게도) 비교적 작기 때문에 미세 조정 후 어긋나는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LED 손전등 개조할 준비 완료

아쉽게도 진짜 별로 작업하기에는 너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서 인공 별을 쓰는 방법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인공 별이란 간단히 말해서 작은 구멍을 통해 나오는 밝은 광원입니다. 광원의 경우 쓸만한 걸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오래 전에 사놓았던 LED 손전등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 물건은 사실 휴대전화 충전용 외장 배터리에 고휘도 LED가 덤으로 장착된 것인데, 10여 년 전에 많이 쓰이던 한국 표준 24핀 단자로 충전시켜야 할 정도로 오래되었습니다. 기다림 끝에 다시 쓸모가 있게 될 때가 돌아온 것이네요.

핀으로 구멍을 내는 모습

처음에는 있는 그대로 써보기도 했는데 LED 부분이 너무 컸습니다. 개조가 필요했던 것이죠. 사용할 재료를 이것저것 비교해 보다 보니 발표자료 출력물 뒷면 커버가 빛을 막는데 효과적이면서도 복잡한 도구가 불필요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종이를 가위로 필요한 만큼 잘라내 가면서 손전등 덮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다음 LED가 위치하게 되는 부분에 작은 구멍을 냈습니다.

간단하게 자작한 인공 별이 사용할 준비 끝

마지막으로 모서리 부분을 풀로 붙여 마무리 했습니다. 이렇게 단순한 종이 덮개를 씌우기만 하면 빛이 작은 구멍으로만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원하는 대로 만들어졌으니 완성된 물건을 거실 한 구석에 올려놓았습니다.

인공 별과 카메라로 망원경 시준 작업 중

그리고 광원에서 약 6미터 떨어진 거실 반대쪽 구석에는 망원경을 세웠습니다. 조정 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망원경에 접안렌즈 대신 소니 A5000을 장착했습니다. 이 카메라는 아이폰6S 플러스에서 원격 조종 할 수 있게 했고요.

원격 카메라 제어 앱을 통해 시준 판별 고리를 관측하는 모습

이렇게 해놓으니 제법 도움이 되었습니다. 인공 별의 상을 초점이 맞지 않게 조정하여 만들어낸 시준 판별 고리를 망원경에서 떨어진 곳에서 관측할 수 있게 되어 왜곡 발생 원인을 줄일 수 있었고요. 아이폰의 화면 확대 기능을 쓸 수 있어서 카메라의 라이브뷰 화면보다도 분명하게 고리의 왜곡 정도를 분간할 수도 있게 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간단한 자작 인공 별, 카메라,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집 안에서 편히 망원경 미세 시준 조정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이 개이게 되면 이 작업이 효과가 있었는지 확인해볼 기회가 생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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