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S 플러스에 1세대 플리어 원 장착하기

1세대 플리어 원 포장 열어보기

몇 달 전에 아이폰5 및 5S 전용 열화상 촬영 모듈인 플리어 원(FLIR One) 1세대 제품이 온라인에서 미화 $110 정도에 할인판매 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새로 나온 버전이나 경쟁사 제품은 이보다 두세 배 비쌌기 때문에 지금이 열화상 카메라를 가져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곧바로 주문했습니다. 글 쓰고 있는 현재 가격이 다시 많이 올라버려서 지금 산다면 차라리 신형을 사는 게 나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그 때 잘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몇 주 후 집에 도착했는데 독특한 포장에서부터 벌써 감탄했습니다. 제품 자체도 전반적으로 튼튼하게 잘 만들어졌고 아이폰5를 기본 제공 케이스에 넣고 꽂아보니 완벽하게 잘 맞아들어가더군요. 기능 측면에서 살펴보니 일단 광고한 그대로였습니다. 주변 환경의 열화상을 휴대전화 화면에서 볼 수 있는데, 열화상 센서 옆에 달린 일반 카메라에서 보내오는 영상을 바탕으로 물체의 윤곽을 뚜렷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 기술은 MSX라고 불리는데, 비교적 낮은 열화상 센서 해상도 (80 x 60 = 4,800)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오래 켜놓고 있다 보면 센서 옆에 달린 미끄럼 스위치를 사용하여 가끔씩 센서를 재조정해야 하는데, 다소 번거로웠습니다.

플리어 원은 예상대로 아이폰5와 잘 작동합니다

제품의 기타 사양을 더 뜯어보면 실내 사용 위주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대 감지 거리는 30미터이고 온도 범위는 0°C에서 100°C까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런 한계를 알고 사용하면 꽤 유용합니다. 집안 내에서 열이 새는 곳을 찾아낸다거나, 난방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등에 사용해볼 수 있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아이폰5나 5S에만 쓸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데 있었습니다. 공식 출시된지 불과 2달 만에 더 큰 아이폰6과 6 플러스가 등장했다는 사실에서도 뼈저리게 나타나지요. 물론 제조사인 플리어(FLIR)는 1년 후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2세대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휴대전화 아래쪽에 바로 꽂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서 특정 기기에 종속되지 않도록 했고, 센서를 개선하여 해상도 (160 x 120 = 19,200) 및 온도 범위 (-20°C ~ 120°C)가 향상되었습니다. 심지어 자동 재조정 기능이 탑재되어서 편리함도 더해졌지요. 하지만 이미 기존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신형 아이폰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경우는 제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여분의 아이폰에 꽂아 쓰거나, 제품을 개조하는 방법이 있겠지요. 실제로 아이폰6(S) 또는 6(S) 플러스에 맞는 플리어 원용 케이스를 만들어 파는 업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사용하려면 모듈에 달린 접속단자 옆의 곡면 부분을 잘라내서 넓어진 아이폰의 하부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단자를 끝까지 밀어넣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식으로 제품에 손상을 주면서까지 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라이트닝 단자를 연장하기 위해 CableJive dockStubz를 샀습니다

일단 라이트닝 단자 접속이 안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단자를 원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으로 이동시켜주는 '독 연장장치'를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써본 사람들이 있었는데, 온라인에 뜬 정보에 따르면 CableJive에서 나온 제품이 가격은 더 비싼 편이지만 더 튼튼하고 신뢰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제품을 구한 뒤 아이폰6S 플러스와 플리어 원 사이에 끼워서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연장장치 때문에 전화기와 모듈 사이에 틈이 크게 벌어졌습니다

기능 면에서만 본다면 대만족이었습니다. 플리어 원의 모든 기능이 연장장치를 거치고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는 또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끼워놓고 보면 단자 위치가 원래 지점에서 5mm 정도 옆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원래 의도는 스피커 독에 끼울 때 공간을 어느 정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모듈의 지지면과 전화기 사이에 큰 틈이 생기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습니다..

기본 아이폰 케이스의 걸쇠 형태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서 기존 아이폰 케이스를 자세히 살펴보고 나니 오히려 그 틈새를 유용하게 써먹을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원래 케이스에 있는 것과 같은 걸쇠 구조를 틈새에 들어가고, 걸쇠 자체는 일반 케이스에 부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걸쇠가 큼지막한 아이폰을 고정시킴은 물론 틈새 중간의 지지대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되겠지요.

플라스틱 판에 구멍을 뚫어보겠습니다

기존 부품을 잘라내지는 않을 것이므로 걸쇠를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했는데, 장난감 포장재로 쓰인 두께 1mm 짜리 플라스틱 판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판을 4겹으로 붙이면 두께와 강도도 적당히 나올테고 (나머지 1mm는 케이스가 담당) 원래의 걸쇠 형태를 재현하는데 충분한 자유도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판을 하나씩 쌓아올리고 잘라서 걸쇠를 만듭니다

구멍 낼 위치를 펜으로 표시한 다음 제도용 칼과 가위를 가지고 플라스틱 판을 오려냈습니다. 그리고 한 겹 한 겹씩 순간접착제로 붙여나갔습니다. 모듈에 잘 끼워질 수 있도록 작업 중간중간에 모서리를 갈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지요.

아이폰6(S) 플러스와 호환되는 플리어 원용 어댑터 제작 완료

완성된 걸쇠는 서점에서 구입한 보급형 젤리 케이스에 테이프로 고정시켰습니다. 나중에 새 아이폰으로 바꾸게 되면 걸쇠를 떼어내서 다른 케이스에 붙여야 하기에 여기서는 접착제를 쓰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이폰6S 플러스를 플리어 원에 단단히 고정시켜 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합을 쓰려면 먼저 걸쇠를 부착시킨 젤리 케이스에 아이폰을 집어넣습니다. 그 다음 모듈에 독 연장장치를 끼우고 케이스를 밀어넣음으로서 부착 및 접속을 마무리합니다. 드디어 플리어 원이 떨어지거나 단자가 휘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이 아이폰6S 플러스에 장착하여 쓸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일반적인 사용에서나 펌웨어 갱신 같은 상황에서도 모두 정상입니다

종합적으로 사용해본 결과 아이폰5에 물려 썼을 때와 같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손가락이 센서를 가리지 않도록 적응하기만 하면 되더군요. 펌웨어 갱신, 본체 충전 등의 기능도 모두 문제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 이상 구형 아이폰을 대기시켜 놓을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더라도 이 모듈은 두고두고 오래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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