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와 윈마이 스마트 체중계와 함께한 1년

애플워치의 하루 "움직이기" 목표를 1년어치 달성한 결과

애플워치 스포츠를 차고 다니기 시작한지 만 1년이 되었으니 근황을 알려드리기 적당한 때가 왔군요. 충전해야 할 때만 빼고는 항상 차고 다니다 보니 산전수전을 다 겪었는데, 매일 하는 샤워와 가끔 즐기는 수영의 영향인지는 몰라도 화면 왼쪽 가장자리가 다소 흐려졌습니다. 거친 표면에 스치면서 눈에 띌 정도로 큰 긁힘 자국도 생겼고요. 이런 고생을 겪었기는 했어도 다행히 아직 잘 버티고 정상 작동 중입니다. 하지만 다음 버전을 사게 되면 이 기기는 애플케어+를 통해 교환 신청을 해야겠습니다.

배터리 사용시간으로 따지자면 초기 watchOS 2.0 베타버전 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24시간 이상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22시간 동안 사용하고 (벗을 때 10~30% 정도 남아 있음) 2시간 가량 충전하는 것이 익숙해져 있습니다. 장거리 출장 같이 활동 시간이 30시간 이상으로 늘어질 수 있는 경우에만 배터리가 더 오래 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활용도의 측면으로 볼 때는 알림을 빠르게 확인하고 답장을 보낸다거나 건강관리 지표 추적과 같은 용도 위주로 현재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용도로는 꽤 잘 작동하거든요. 하지만 앱 실행의 경우 watchOS 2부터 독립실행 앱 지원이 가능해졌음에도 비교적 느린 성능 때문에 제대로 활용을 하기 버겁습니다. 애플워치에서 앱을 실행하기 보다는 아이폰을 꺼내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애플워치가 액세서리 수준에서 벗어나 좀 더 진지하게 대우받으려면 너무 늦기 전에 이런 문제를 해소해야 할 것입니다.

여하튼, 애플워치의 건강관리 기능 자체는 구입할 당시부터 제법 기대를 했습니다. 예전에도 운동으로 살을 뺀 적이 몇 번 있는데, 목표를 달성한 이후 체중 유지를 하도록 계속 무언가 알림을 받을 일이 없다 보니 몇 달 후 뺀 살의 일부가 다시 붙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도록 애플워치를 잘 활용하면 계속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래서 하루 달성해야 하는 "움직이기" 목표부터 매일매일 채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목표는 첫 달 이후 450 kcal로 설정했는데, 1년 동안 놓친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여서 이틀 전에 드디어 위에 보시는 "365" 배지를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활동 내역과 몸무게 변화 추세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애플워치 활용 1년 경과 - 활동 및 휴식 에너지, 몸무게의 추세 그래프
왜 하필이면 기준을 450 kcal로 정했을까요? 이 수치는 평상시 제가 하루동안 소비하는 총 활동 에너지보다 약 200 kcal 많습니다. 50분 동안 걷거나 20분 동안 가볍게 뛰면 채울 수 있는 수준인데, 이런 활동은 일과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을 수도 있거니와 30분을 채워야 하는 "운동하기" 목표를 달성하기 쉽도록 해줍니다. "움직이기" 목표를 이렇게 해놓는 것만으로도 애플워치가 3색 동그라미 체계를 통해 권장하는 운동량의 최소 수준은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필요 이상은 안 하는 성향을 반영하듯, 여행을 다녀오는 것과 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굳이 설정된 목표를 크게 초과하려고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그래프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크게 튄 경우 중 일부가 실제로 해외를 다녀왔을 때에 해당되는데, (2015년) 5월은 뉴질랜드, 7월은 영국, 9월은 일본에 다녀왔던 때입니다.

참, 곁다리 이야기로 휴식 에너지 값이 왜 7월 9일부터 기록되었는지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때가 바로 watchOS 2.0 베타3이 출시된 시점인데, 이 때부터 애플워치가 비로소 아이폰의 "건강" 데이터베이스에 이 수치를 기록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전에는 "활동" 앱 안에만 기록되었는데, 아마도 너무 단순하고 정적인데다 별로 정확하지 않아서였을 것입니다. 예상한 수준보다 40~50% 정도 더 높게 나왔거든요. 그러다가 2.0 베타3부터 휴식 에너지가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시작했고, 통상적으로 인정되는 계산 결과와도 비슷하게 나오게 된 것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처음 몇 개월 동안은 "움직이기"와 "운동하기" 목표를 채워나갔음에도 체중 감량에 딱히 효과가 없었습니다. 체중계가 있기는 해서 가끔 확인해보았지만 특별히 줄거나 늘지 않고 83~84 kg 사이에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결국 기록을 남기지도 않았지요. 당시에 남은 유일한 기록은 직장에서 매년 실시하는 건강검진 당시에 측정한 결과 뿐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8월에 이르러 블루투스 통신 기능이 있는 이른바 "스마트 체중계"를 구입했습니다.

윈마이 스마트 체중계 본체와 포장

제가 구입한 제품은 윈마이에서 제조한 것인데, 인터넷에서 3만3천 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렴한데도 체지방 측정이 되는데다 모양새도 매끈하고 마감처리도 우수해서 가성비가 상당히 좋습니다. AAA 건전지 4개를 넣어야 작동하는데 기본적으로 포함된 것을 넣고 매일 써보니 7개월 동안 쓸 수 있었습니다. 타니타 체중계와 위 핏 밸런스보드와 비교 측정도 해보았는데 대체로 비슷한 값이 나왔습니다.

몸무게 측정 결과는 곧바로 휴대전화에 동기화 됩니다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전용 iOS 앱은 본체와 블루투스 스마트 (저전력 블루투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접속할 수 있으며, 애플의 "건강"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원하는 항목 (체중, 체지방률, 제지방 체중, 체질량 지수, 신장)에 대해서는 자동으로 동기화가 됩니다. 안드로이드폰용 버전도 제공이 되며, 앱 자체에서는 사용 플랫폼에 상관 없이 근육량, 골격량 같은 추가 정보도 조회해볼 수 있습니다. 체중계에 올라서보면 측정된 결과를 기반으로 한 "건강검진 평점"이라는 종합 점수를 보여주며, 지난 번 결과보다 0.5 kg 이상 몸무게가 늘거나 줄었을 경우 팝업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편리한 장치를 활용하게 되니 아이폰에서 몸무게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게 한결 간편해졌습니다. 그 결과 몸무게에 각별한 신경을 쓰게 되면서 하루 식사량을 조절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즉각적으로 효과가 나타났지요. 운동은 더 많이 하면서 음식은 덜 먹게 되니 바람직한 방법으로 살을 빼게 된 것입니다.

물론 걸림돌도 존재합니다. 여행 중에는 해당 지역의 음식을 마음껏 맛보고 싶다 보니 많이 먹는 경향이 있는데, 9월이나 12월에 튀는 현상이 있었던 게 이 때문이었습니다. 송년회, 신년회 행사 같은 것 때문에 1월에 몸무게가 늘어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따르지 않았으면서도 1년에 걸쳐 약 8 kg 정도 감량할 수 있었습니다.

2015년 5월: 끝에서 세번째 구멍 (왼쪽), 2016년 5월: 다섯번째 구멍 (오른쪽)

이 덕분에 건강검진에서 측정한 기준으로 허리둘레가 1년 사이 6 cm 준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팔뚝 굵기에도 영향이 있었습니다. 애플워치를 처음으로 찰 당시에는 고정 핀을 끝에서 3번째 구멍에 넣었으며, 그나마도 불편할 때에는 2번째 구멍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5번째 구멍에 넣어도 편하게 차고 다닙니다.

이 모든 내용을 정리해보면 1년 동안 애플워치와 윈마이 스마트 체중계를 쓰면서 보다 건강한 상태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적당한 동기부여를 꾸준히 해주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음에 나올 애플워치 버전은 더 빠르고 튼튼하고 기능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못 이룬 가능성이 너무 많이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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