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저는 1세대 애플워치 스포츠 (이 제품군을 시리즈0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1세대라고 부르겠습니다)를 2015년 5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17개월 넘게 매일 착용하다가 애플워치 시리즈2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으로 넘어왔습니다. 기능 상으로는 처음 착용했을 때와 다를 게 없지만 예상한 대로 여기저기 마모된 게 분명히 눈에 띄었습니다. 유리에 크게 난 긁힘 자국은 거친 표면에 각각 따로 고작 두 번 스쳐서 난 것입니다. 이 점을 제외한다면 화면 모서리에 난 작은 흠집이 전부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큰 흠집이 발생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보니 시리즈2를 살 때는 알루미늄(스포츠) 버전에 탑재된 Ion-X 강화유리보다 더 단단한 사파이어 유리를 적용한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얼마나 더 좋은 결과를 보일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여기서 확실히 경험했던 사실은 스포츠 버전을 구입할 경우 화면 보호 필름을 사는 게 좋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1세대 애플워치의 후면은 제 손목과 충전기에만 닿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법 마모가 많이 되었습니다. 약 2달 이내에 가운데 부분부터 흠집이 나기 시작했는데, 충전기의 곡률과 살짝 달라서 그랬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피부에 난 땀도 표면을 부식시키는데 한 몫 했습니다. 이런 흠집이 작동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낡아보이고 덜 견고하다는 인상을 주게 되었습니다.

애플도 이 문제점을 인지한 듯이 시리즈2에서는 훨씬 견고한 세라믹 후면 커버를 모델에 상관 없이 적용했습니다. 1세대와 시리즈1의 경우 스포츠 버전은 복합소재 후면커버를 사용했고 더 비싼 버전 (스테인리스 스틸, 에디션)에서만 세라믹을 사용했습니다. 가급적이면 복합소재 후면 커버를 피하기 바랍니다.

애플워치를 지금까지 계속 편하게 손목에 찰 수 있도록 해준 엘라스토머 시계줄의 상태는 어떨까요? 이리저리 비벼지다 보니 좀 더 반질반질해졌고, 특히 고정되는 지점이 더 심했습니다. 하지만 손목에 차고 있는 동안에는 외관이나 착용감 관점에서 새것과 별 차이를 느꼈습니다. 이렇듯 여전히 상태가 양호한 관계로 시리즈2로 넘어가면서도 계속 원래 쓰던 시계줄을 재사용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쓰던 중에 몇몇 분들은 OLED 화면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더군요. 매장에 전시된 애플워치 중 상당수가 '번인' 현상, 즉 오랫동안 같은 내용이 표시된 부분에 희미하게 그 모양이 남아버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 것을 확인해보니 그런 현상이 없었던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를 보면 일반 사용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화면 왼쪽 영역 가장자리에서 특이한 현상, 즉 화면이 제대로 표시가 안되는 상태가 진행되고는 있었습니다. 사용 시작한지 약 7개월 이후 처음으로 알아차렸는데 그 이후 지속적으로 커지는 중입니다. 다행히도 나머지 화면은 정상 작동했고 영향받은 영역은 중요 정보 표시에 방해가 되지 않았기에 시리즈2로 옮겨가기 전까지 참고 쓸 수 있었지요.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전혀 알려지지 않은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애플케어+가 만료되기 전에 교환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종합해보면 애플워치 스포츠는 아마 2년 정도 쓰는 데에는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오래 쓰고 싶으시다면 좀 더 비싼 스테인리스 스틸 애플워치를 사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