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도보여행 (1/4): 수중익선과 벚꽃 구경

제가 가지고 있는 1세대 애플워치의 애플케어+가 총 유효기간 24개월 중 불과 1달도 안 남게 되었는데, 오프라인 애플스토어에 들러 고장 증세가 악화되고 있는 화면을 수리하는데 얼른 써야 했습니다. 한국에 첫 애플스토어가 등장하려면 아직 연말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가장 가까운 곳은 여전히 일본에 있었습니다. 다행히 부산-후쿠오카 왕복 수중익선 탑승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하게 되어서 주말에 이틀동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애플스토어에 오래 있을 필요가 없다 보니 이번 방문은 후쿠오카 주요 명소를 도보로 여행하는 게 주된 목적인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사진이 잔뜩 생겼습니다. 양이 많은 만큼 추가적인 설명은 필요할 때만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나주 집에서 버스를 타고 사진에 보이는 광주 유스퀘어 버스터미널(일명 광천터미널)로 이동한 뒤, 여기서 2시간 50분이 걸리는 부산행 심야 고속버스를 27,100원 내고 탔습니다


새벽 3시, 정적과 어스름이 깔려 있는 부산 노포통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몇몇 사람들은 5시 쯤 출발하는 지하철 1호선 첫 차를 기다립니다

코비 수중익선(쾌속선)으로 3시간 반 걸리는 부산-후쿠오카 노선의 왕복 탑승권을 10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오전 8시 45분 출발하는 코비V호를 탑승했습니다


코비는 한국에 더 가까이 있는 일본 섬인 대마도에 30분 간 정박하는데, 낚시꾼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비V가 후쿠오카의 하카타항 주오(중앙) 부두에 오후 12시 15분 도착했고, 터미널에서 15분 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집을 떠난지 벌써 14시간이 되었습니다. 한반도 남서쪽에 자리잡은 나주에 사는 사람이 해외로 나가려면 먼저 인천이나 부산처럼 국제적으로 연결이 잘 되어 있는 도시로 가야 하는데, 이것만 해도 족히 3시간은 걸립니다. 손꼽을 정도로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무안국제공항에서 탈 수 있는 중국행 전세기 몇 대가 전부입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항공 또는 선편을 차기 위해서는 더욱 일찍 출발해야 합니다. 심야 교통편이 드물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는 수도권에 살 때가 그리워지게 됩니다. 이동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일본에 3~4시간 정도면 도달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후쿠오카는 이미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역에 묶여 있게 되면 세세한 부분을 놓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로 도보로 돌아다니기로 했던 것입니다. 남서쪽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하카타 부두, 텐진 지역, 마이즈루 공원, 오호리 공원, 야후오쿠!돔, 후쿠오카 시립박물관, 후쿠오카 타워, 모모치 해변공원 등을 5시간에 걸쳐 둘러보았습니다.

주오 부두에서 하카타 부두로 넘어오는 지점에 하카타항의 발상지를 표시하는 거대한 닻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하카타 부두에는 대형 쇼핑몰인
베이사이드 플레이스는 물론, 항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3미터 높이의 하카타 포트타워가 있습니다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보니 스자키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후쿠오카 현립미술관 앞에 오게 되었습니다


텐진 지역을 지나 서쪽으로 계속
이동하다 보니 봄날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멋진 벚꽃나무가 즐비한 가운데 각종 노점상이 들어서 있는 마이즈루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마이즈루 공원 내 후쿠오카성
터의 동쪽 어문(히가시 고몬) 근처에는 벚꽃 축제를 위해 초등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종이 등(랜턴)이
언덕을 따라 놓여져 있었습니다


벚꽃 앞에서 셀카 찍을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습니다


남서쪽 방향으로 마이즈루 공원을
빠져나오니 NHK 후쿠오카 방송국이 오호리 공원 남문 근처에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오호리 ("큰 호수") 공원은 말 그대로 큰 호수와 이를 가로지르는 좁은 길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길을 걸어가다 보면 사진에 찍힌 학처럼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호수 위에 백조 보트도 많이 보였는데, 인근 보트 하우스에서 1000엔에 빌리면 된다고 합니다


공원 북측 끝에는 오호리 공원 노가쿠당이 있는데, 일본 전통 공연인 노, 광언 등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오호리 공원을 떠나면서 해변을 향해 북서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이미 2시간 반 정도 흘렀는데, 이제 여행이 점점 재미있어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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