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도보여행 (3/4): 캡슐 호텔과 신토 신사

후쿠오카를 대낮에 하루 종일 걸어다니고 나니 다리를 쉬게 하고 싶었습니다. 원래 이번 여행의 목적이 애플스토어에 들른 뒤 돌아오는 것이다 보니 추가 비용은 최대한 아낄 생각이었는데, 저렴한 캡슐 호텔이 이런 목표에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약한 곳이 "웰캐빈 나카스"란 곳이었는데, 주말에 일반적으로 1박 당 3,800엔을 받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서 할인을 적용한 덕분에 실제로 제가 낸 비용은 이보다 적었습니다. 이런 형태의 호텔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적응하는데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웰캐빈 나카스는 나카스카와바타 지하철역 2번 출구에 있는 J파크 빌딩의 7, 8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옷이나 귀중품은 대중목욕탕에 갈 때처럼 사물함(로커)에 보관하도록 되어 있는데, 캡슐 침대에 둘 공간도 없고 잠금장치도 없기 때문입니다

캡슐 침대는 마치 2층 침대에 벽을 친 것과 비슷한데, 속에는 공간 조명과 작은 텔레비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은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고 편의용품도 잘 구비되어 있어서 고급 스파와 겨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며, 만약을 위해 셔츠, 속옥, 양말 등도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습니다


침대 옆 커튼을 치는 것으로는 사생활 보호가 간신히 될까말까한 수준이어서, 캡슐 안에서는 잠을 자거나, 책을 읽거나 소리를 작게 해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 외에 딱히 할만한 게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나카스 주변 지역을 잠깐 살펴본 뒤 근교에 있는 다자이후 시에 가서 역사의 정취를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텐진 중앙공원을 산책하면서 후쿠하쿠데아이 ("후쿠오카와 하카타가 만나는") 다리 옆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캐널시티 하카타 쇼핑몰에서 약간만 북쪽으로 가면 구시다 신사에 다다르게 되는데, 1895년 대한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칼이 보관되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서 한국 사람들이 방문하기에 썩 편한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이른 아침 산책을 마치고 텐진 역으로 향하기 전에 편의점에서 아침식사로 샌드위치를 사먹었습니다


니시테츠(서일본철도) 후쿠오카(텐진) 역의 자동발매기에는 다자이후행 열차표가 400엔이라는 다국어 안내문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다자이후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자이후행 직통열차인 타비토("여행객")는 봄의 경치를 묘사하듯 벚꽃과 전통 건축물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타비토 열차를 40분 가량 타고 나니 다자이후 역 출구의 거대한 환영 문구가 저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유명한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로 올라가는 길목은 다양한 가게로 가득했는데, 지브리 스튜디오 공식 판매점인 돈구리 노 모리(도토리숲)도 보였습니다


이윽고 학문의 신인 스가와라 미치자네를 모시고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의 본전(혼덴)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문(도리이) 앞을 통과했습니다


아침에 신사를 방문할 당시 내부에서는 어떤 의식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심심하지 말라고 신사 바로 옆에는 다자이후 유원지가 있는데, 테마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기구는 대체로 다 갖추고 있었습니다


지역 역사에 더 관심이 가는 분들은 유원지 오른쪽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규슈 국립박물관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여기까지 오니 14:45 부산행 배편이 떠나기 4시간 전이 되어, 돌아다닐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발과 열차 시간표를 믿고 좀 더 여행을 계속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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