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애플 기기(특히 아이폰, 아이패드 및 애플워치)를 한국에서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애플 지도입니다. 물론 카카오나 네이버 등에서 제작한 국내 지도 앱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일반 앱에서 지도 기능을 쓸 경우 기본적으로 애플 지도를 불러오기 때문에 사용성이 떨어지게 마련이었던 것이지요.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지도 갱신이 제대로 되지 않은 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애플 지도가 2012년 9월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한국 지역 지도 정보가 상당히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2014년 3월 대폭 갱신되면서 언뜻 보았을 때는 제대로 채워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실제 지도 정보는 2012년 하반기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사실은 위에서 보시듯이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제일 잘 드러납니다. 이 곳의 도로는 2013년까지 완성되지 않았는데, 애플 지도에서는 주요 도로의 상당 부분이 완성되지 않은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2015년 4월에 다시 한 번 한국 지역 지도 정보가 갱신되기는 했습니다. 빛가람 혁신도시의 주요 도로도 모두 표시되었고, 2015년 초에 완공된 광주광역시 남구의 주월로도 등장했습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볼 때 당시의 지도 정보는 제법 최근 것이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도의 모습은 한국에서 벗어나야지만 볼 수 있었답니다. 국내 전용 iOS 애플 지도 서버는 이 갱신사항을 하나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내에 있는 사용자들은 수 년 간 낡은 지도만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보시는 화면들은 몇 달 전 몽골 방문 당시 갈무리한 것입니다.

이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애플 기술지원 측에 직접 문의를 한 바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당시에 아무런 진전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어제 오후 애플 지도의 한국 지역 정보가 대폭 개선되었던 것이지요. 지도에 등장하는 건물의 모습을 보니 2017년 초중반 정도의 모습으로 추정되기에, 새로 등장한 지도 정보는 제법 최근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물 모습이라 함은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의 윤곽 정보를 뜻하는데, 이번에 갱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한국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건물이 묘사되어 있음은 물론, 각각의 높이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다 보니 3D로 지도를 볼 때 하늘에서 바라보듯 하는 효과가 매우 잘 나타났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 되고 보니, 사진 앱에서 위치 정보로 사진을 배열하는 화면을 볼 때처럼 앱 내에서 사용하는 지도로 활용할 때에는 드디어 충분히 쓸만하게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장소 정보(POI)를 강화하고 몇몇 기능이 더 활성화된다면 앱 자체를 바로 쓰기에도 불편하지 않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