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보름달 구경
작성자: Wesley 작성일:오늘은 추석입니다. 달 구경하고 좋은 음식 먹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죠. 울산 집에 내려와서 낡은 쌍안경을 카메라에 대고 한 시간 전에 좀 나은 달의 근접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그냥 카메라만 가지고도 찍어봤는데 다음처럼 나왔습니다 (원래 해상도에서 252% 확대):
확실히 쌍안경을 쓴 효과가 있었습니다. 천문대에서 찍는 것처럼 잘 준비가 된 건 아니었답니다. 아버지께서 카메라 앞에 쌍안경을 대고 있는 동안 카메라는 최대 줌으로 설정해놓고 저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르려고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손은 많이 떨렸고 렌즈의 색수차도 심한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이걸 다 따지고 보면 제법 잘 나온 것 같습니다.
카메라로만 찍은 걸 보면 하늘에 떠 있는 납작한 야광 빈대떡을 찍은 것처럼 보입니다만, 쌍안경과 카메라를 같이 쓴 경우는 좀 더 자연스럽고 둥근 공처럼 보입니다. 운석 구덩이나 '바다' 같은 달 표면의 특징도 쌍안경을 쓴 버전에서 좀 더 쉽게 판독이 됩니다. 아래쪽 구덩이에서 희미하게 뻗어나가는 선이 첫 번째 사진에서는 보이지만 두 번째 사진에서는 안 보이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중에 진짜 망원경 하나 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