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크리스마스 축제의 장이 지나가고 아이들을 재운 후 매키박스(Makibox) A6 HT를 조립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키트에는 여러가지의 플라스틱 및 금속 부품은 물론 회로판이나 노즐 같이 미리 제작이 된 부품까지 들어있었습니다. 상세한 (하지만 약간 오류가 있는) 조립 설명서도 동봉되어 있었습니다.

만약 별 탈 없이 진행되었다면 다 조립하고도 잠 잘 시간이 좀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군데군데 문제가 발생하면서 조립에 속도가 나지 않았고, 결국 절반 정도 끝낸 상태에서 1시간 가량 잠을 잔 뒤 회사에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고 싶으시면 계속 읽어보세요.

먼저 작은 탁자를 펴서 그 위에 조립 설명서를 펼쳤습니다. 이렇게 하면 다른 데를 보지 않고도 필요한 부품을 찾아서 바로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예상대로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Z축 부분에 대한 조립체를 별 문제 없이 조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나중에 계속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다른 판형에 뚫린 구멍으로 끼우도록 되어 있는 돌출 부분이 잘 들어가지 않고 뻑뻑하게 버티더군요. 억지로 밀어넣는 법을 다양하게 시도해봤다가 결국 모서리를 줄로 약간 간 뒤 간신히 끼울 수 있었습니다. 이 문제 하나 때문에 2시간은 잡아먹은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설계가 너무 꽉 차 있는 것도 두고두고 문제가 되었습니다. 한 번은 판형에 부착된 전선을 보호하기 위해 글루건 처리를 한 부분이 살짝 두꺼워서 직각으로 만나는 판형이 맞물리는 것을 방해하게 되었습니다. 글루건 플라스틱을 긁어낸 후에야 맞물릴 수 있었습니다.


플라스틱 부품들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단, 일부는 불필요한 플라스틱 찌꺼기가 충분히 다듬어지지 않아서 직접 다듬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키트 안에 아예 부품이 포함되어 오지 않은 문제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종된 부품 없이도 조립을 마칠 수 있을 것 같기는 해서 우선 계속 조립을 하게 되었지만 나중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듯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매키박스 고객지원 측에 문의를 드렸습니다.


약 6시간 정도의 삽질 후에 절반 정도 완성이 되었습니다. 약간이라도 잠을 잤어야 했는지라 여기서 멈추고 정리해서 치워두었습니다. 하룻밤 더 조립하는데 투자를 하면 완성을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행운을 빌어주세요. 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