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월식은 매년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아주 드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항상 개기월식인 것은 아니지요. 실제로 한국에서 일어났던 마지막 개기월식은 2011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캐논 SX50 HS 슈퍼줌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어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10월 8일 17:59에 동쪽에서 달이 뜨고 이어서 18:14에 월식이 시작하게 되었는데, 회사 옆 건물이 시야를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업무시간이 종료되고 나서 곧바로 근처 구름다리로 가서 중앙 부근에 삼각대를 세웠습니다. 비로소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고 있던 달을 보기 시작할 수 있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더니만, 구름이 몰려와서 달을 가려버렸습니다. 짜증이 났지만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결국 18:50이 되어서야 구름이 떠나가고 달이 다시 방해 없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밝은 사진 (셔터속도 1초)과 어두운 사진 (대체로 셔터속도 1/30초)을 한 번씩 번갈아가며 찍는 것을 2분에 한 번씩 실시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다시 구름이 방해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런 식으로 2시간 반 넘께 끊임없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월식이 21:34에 끝날 때와 동시에 카메라의 배터리가 완전히 바닥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150장 넘게 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그 중 85장을 여기서 보시는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만드는데 쓸 수 있었습니다.

사진 속 달이 서로 최대한 잘 정렬되도록 주말 내내 작업을 했고, 화면에 한 번에 잘 들어옴은 물론 애니메이션 GIF 파일이 터무니없이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의 크기를 축소했습니다. 원본 사진은 50배 줌 설정에서 찍었다 보니 달의 크기만 해도 폭이 약 1350 픽셀 정도였거든요. 애니메이션의 대형 버전에서는 이것을 25% 크기로 축소한 것입니다. 그래도 제법 볼만하게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 즐겁게 감상해 보세요!

장치: 캐논 SX50 HS
설정: 1200mm (25% 크기 이하) - ISO 400 - 1초 ~ 1/250초 - f/6.5
필터: 없음
시간: 2014-10-08 18:50 ~ 21:34 대한민국 표준시
위치: 대한민국 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