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맥미니는 요즘 구입할 수 있는 다른 매킨토시 컴퓨터와 같이 DVD를 제작하고 감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기본 탑재되어 있습니다. 비디오를 iMovie HD에서 편집하고 나면 iDVD에서 메뉴를 만들어서 실제 DVD로 구울 수 있습니다. 다음 아주 적절하게 이름붙여진 DVD Player라는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DVD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히 긴 재생시간을 가지는 DVD를 제작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제 맥미니의 슈퍼드라이브는 더블레이어 DVD를 구울 수 없는데 이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iDVD는 해당 매킨토시 컴퓨터에 더블레이어 DVD를 구울 수 있는 드라이브가 탑재되어 있지 않을 경우 더블레이어 DVD에 들어가는 프로젝트를 만들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iDVD의 새 버전(버전5)에서부터는 DVD를 이미지 파일로 생성할 수 있는 옵션이 생겼지만 외장 DVD 레코더를 활용하여 더블레이어 DVD를 가득 채우려면 먼저 더블레이어 프로젝트를 만들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다행히 HardMac에서 패치 파일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쓰면 내장 드라이브의 종류에 상관 없이 더블레이어 DVD 옵션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패치를 쓰고 나니 위에서 보듯이 'Double Layer'를 고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가 정확히 240:00, 즉 정확하게 4시간짜리가 되도록 한 뒤 DVD 이미지를 생성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인코딩 과정은 상당히 느렸는데 오버클럭한 맥미니(1.58GHz)인데도 실시간의 1/3 정도 속도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비디오 부분이 인코딩된 뒤 오디오 인코딩이 시작되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상이 발생했습니다. 빙글빙글 도는 'Burn' 아이콘이 멈췄고 마우스 커서가 무지개빛 공모양으로 바뀌었습니다. iDVD가 다운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해서 알아봤더니 이 문제는 저만 겪는 게 아니었습니다. iDVD가 실제로는 뒤에서 오디오를 제대로 인코딩하고 있고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상태와 임시 파일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iDVD가 정말로 오디오 인코딩을 계속 하고 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데이터가 들어있던 외장 하드에서 계속 데이터가 읽히고 있었고 인코딩된 데이터를 담아두는 /tmp/tempmovie.mov 파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커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3시간 정도 기다리고 나니 iDVD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이미지 생성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끝났다면 시간이 많이 절약되었을텐데 그리 쉽게 끝나지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애플의 DVD Player가 말썽을 일으키기로 작정하더군요. DVD 이미지가 제대로 구워졌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DVD Player를 실행시켰습니다. 거의 다 정상적으로 재생되는 것 같아서 이미지를 구우려고 했는데 끝 부분에서 비디오가 깨지고 오디오가 나오지 않더군요. 이미지가 깨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비디오를 다시 인코딩했는데, 깨지는 게 여전했습니다. iMovie 프로젝트를 재편집하고 인코딩을 다시 해봤고, 마지막 부분의 DV 영상을 다른 것으로 바꾸고 인코딩을 다시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뒷부분이 깨지는 건 여전했습니다. 화가 나서 DVD 이미지를 VLC Player에서 한 번 재생시켜보기로 했습니다. 여기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더군요. 그래서 한 번 과감하게 더블레이어 디스크에 이미지를 굽기로 했습니다(아직 장당 7천원이라 결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 DVD를 윈도우가 깔린 컴퓨터에서 재생해봤는데 거기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애플의 DVD Player의 혐의가 짙어보였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Apple Discussions를 뒤져보았더니 최소한 한 번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었습니다. 깨지는 부분은 03:18:38 (3시간18분38초)인데, 이렇게 긴 영화가 거의 없다보니 이 버그를 대면한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애플이 다음 버전에서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저처럼 4시간짜리 DVD를 볼일이 있다면 그냥 VLC Player로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