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FNC BT-i4M 무선헤드셋 리뷰
Posted by Wesley onFusion FNC 로고
1. 제품의 인상
첫 인상이 나름 충격적이었습니다. 디자인 모티브가 100% 아이폰4에서 얻었다는 것을 자랑스러운 듯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의 제품 소개에서도 "애플 스타일 디자인"임을 강조하고 있지요. "직관적 인터페이스" 부분은 모르겠지만. 그러고 보니 제품 이름이 i4M이군요. iPhone 4 Mobile?
작동 중인 Fusion FNC Flaircomm BT-i4M 본체
애플이 블루투스 헤드셋도 만들었다면 스티브 잡스가 단번에 "너 고소!"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이 제품은 중국 Kiss Communications Technology가 만든 BTK-718의 OEM 제품인 것으로 보이므로 고소장이 나온다면 이 회사로 먼저 가지 않을까 싶군요. 어쨌든,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아이폰4와는 상당히 잘 어울리는 편이라 법적인 문제야 어떻든 간에 점수를 따고 들어 갑니다.
2. 제품 포장 및 구성품
BT-i4M 제품 패키지
제품 포장은 길쭉한 튜브 모양입니다. 비교적 저가(시중가 2만원 안팎)인 제품인데도 나름 세련된 편이라 진열되어 판매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손가락 만한 제품을 위해 필요 이상으로 큰 부피를 차지하는 점은 좀 안타깝습니다. 담뱃갑 2개를 포갠 정도의 크기로 해결한 제품도 있는 것을 보면 부피 축소가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BT-i4M 구성품: 본체, 설명서, 충전케이블, 이어버드, 이어후크
구성품은 제품을 충전, 착용, 작동시킬 수 있는데 필요한 것들로써, 다른 제품들과 대체로 비슷합니다. 단, 제공되는 여분의 이어버드 모양이 특이한 게 눈에 띕니다. 이어버드에 고리와 같은 모양이 달려있는데, 이것의 용도가 설명서, 광고문, 포장 등 어디에도 설명되어 있지 않은 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헤드셋을 귀에서 뺄 때 당기는 용도로 쓰기엔 힘들어 보이고, 어디엔가 헤드셋을 거치시킬 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이하게 생긴 이어버드의 용도나 헤드셋의 올바른 착용법 등의 설명이 빠진 점 말고는 동봉된 한국어 설명서가 제품의 충전 및 사용법을 잘 안내하고 있습니다. 오타나 어색한 부분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도 큰 어려움 없이 쓸 수 있겠습니다.
3. 착용감 및 휴대성
BT-i4M 착용한 웨슬리/정우덕의 모습
기본 장착된 이어버드는 한쪽 방향으로 약간 튀어나와 있는데, 이것을 귀에 맞게 약간 돌린 뒤 헤드셋을 귀에 꽂으니 편하게 착용할 수 있었습니다. 본체 무게가 가벼워서 오래 끼고 있어도 부담감이 적습니다. 하지만 커널형 내지 인이어 형태로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밀착 고정되지 않고 귓구멍 앞에 걸치는 형태가 되어 고개를 기울이거나 젖히면 이탈합니다.
이어훅을 설치한 BT-i4M
현실적으로 이동 중에 사용하려면 이렇게 이어훅을 설치해서 착용해야 합니다. 이어훅 때문에 착용할 때 거추장스럽게 되지는 않지만 휴대할 때의 부피가 다소 커지는 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BT-i4M과 두성 KS-1010S
BT-i4M 본체만의 크기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형 블루투스 헤드셋과 유사합니다. 두성 KS-1010S과도 거의 같은 크기입니다. 그런데 KS-1010S는 이어폰 부분이 인이어 형태로 처리되어 있어서 그동안 이어훅 없이 편하게 휴대하고 다녔다는 점을 비춰볼 때, 이어훅을 같이 들고 다녀야 할 BT-i4M은 상대적으로 휴대성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반면, 내구성의 측면에서는 BT-i4M이 좀 더 유리합니다. 튀어나온 버튼은 옆의 볼륨 조절 밖에 없고, 다기능 버튼은 따로 버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본체 윗부분을 누르면 작동하는 구조여서 떨어져 나올 버튼이 절반입니다. 지금 쓰고 있는 KS-1010S는 사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진에서 보다시피 다기능 버튼이 떨어져 나간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어버드 부분이 본체와 밀착되어 있어서 유사시에 실수로 분리되기 어렵습니다. 사용하다 이어버드를 분실할 염려는 거의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4. 충전 및 페어링
마이크로USB 케이블로 충전하는 BT-i4M
블루투스 헤드셋은 작은 크기 때문에 그동안 자체적인 충전단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위의 KS-1010S를 비롯해 그동안 제가 사용해오던 것은 모두 비표준 단자를 썼습니다. 그런데 소형기기에 적합한 마이크로USB 단자가 스마트폰에 보편화되면서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이 표준으로 충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BT-i4M도 대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동봉된 마이크로USB 단자를 통해 USB포트에 1~2시간 꽂아놓으면 충전중임을 알리는 빨간 표시등이 파란 표시등으로 바뀌어 충전 완료가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번 충전하면 4시간 정도 연속으로 통화할 수 있는데, 하루 종일 통화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 적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쟁 제품이 종종 6시간 이상 안팎 버틸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거의 같은 크기인 KS-1010S는 7시간 사용이 가능합니다. BT-i4M의 내장 배터리가 70mAh 밖에 안 되는 점이 아쉬워집니다. 뒤에 볼 BT-i4M의 다른 특징(?) 때문에 이것이 그리 치명적이지는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이폰4와 페어링된 BT-i4M
페어링은 매우 쉽습니다. 최소한 모티브가 된 아이폰4를 비롯한 iOS 기기에서는 말이죠.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빨간 등과 파란 등이 번갈아 켜질 때 까지 다목적 버튼(본체 상단)을 누르고 있으면 페어링 준비가 되는데, 아이폰에서 블루투스를 켜고 목록에 BT-i4M가 나타나면 선택합니다. 그러면 그냥 페어링이 됩니다. 원래 페어링 비밀번호가 0000인데 넣을 일이 없어요.
아이패드2와 페어링된 BT-i4M
아이패드2와도 같은 방법으로 페어링 해봤는데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이 상태에서 아이폰4와 아이패드2 동시에 페어링이 유지되는데, BT-i4M의 멀티포인트 지원 덕분입니다. 여러 기기를 넘나들며 쓸 때 페어링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이 줄어듭니다.
5. 오디오 송수신 결과
당초 시험해보려고 했던 시나리오 중 한 부분을 차지했던 게 게임이나 음악 감상 때 나오는 소리가 얼마나 잘 나올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BT-i4M으로는 불가능하더군요. 최소한 순정 iOS 기기(탈옥하지 않은 아이폰, 아이패드 등)로는 할 수가 없습니다. 확인해본 결과 BT-i4M이 지원하는 블루투스 프로파일은 HSP, HFP, AVRCP입니다. 각각 헤드셋, 핸즈프리, 리모콘 프로파일에 해당하는데, 이 프로파일이 지원되면 iOS 기기와는 음성통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앱(게임, 음악재생 등)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려면 스트리밍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A2DP, 즉 고급 오디오 전송 프로파일 지원이 필요합니다. BT-i4M은 이 프로파일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통화할 때만 쓸 수 있습니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활용도가 떨어졌던 것입니다. 덕분에 내장 배터리가 작은 것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셈이지요. 참고로, A2DP를 지원하는 제품은 대체로 만원 이상 비쌉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패드1과는 페어링이 안됩니다. A2DP를 지원하지 않고 HSP/HFP만 지원하는 블루투스 기기는 아이패드1에 통화기능이 없으니 쓸모 없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아이패드2와 페어링이 가능했던 건 페이스타임 통화기능이 있어서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 사용 시에도 아이패드2에서 BT-i4M이 활성화되는 때는 페이스타임 통화 때가 유일했습니다.
BT-i4M을 거친 전화 통화
BT-i4M을 사용하여 아이폰4로 실내에서 전화통화를 여러 번 해본 결과, 상대방 목소리는 잘 들렸으며 전화를 받는 상대방도 이상 없이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끊김현상은 없었지만 전화와 가까운 거리에 있었음에도 가끔씩 오디오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은 발생했습니다.
외부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인이어/커널형 이어폰 형태가 아닌 관계로 소음 차폐는 그리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오디오 스트리밍이 지원되었더라면 문제가 좀 되었겠지만, 통화는 그럭저럭 가능했습니다. 상대방 측의 경험에 따르면 잡음 제거는 비교적 잘 된 편이었으나, 목소리가 다소 작게 들리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멀티포인트 페어링이 된 상태에서 두 기기가 모두 켜져있을 경우, 다기능 버튼을 눌러 전화 걸기는 할 수 없었던 반면, 통화 중에 다기능 버튼을 눌러 전화를 끊으려고 할 경우 두 기기의 통화가 동시에 끊어졌습니다.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한 번에 한 기기만 켜서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6. 결론 및 총평
BT-i4M은 저가형 제품 답지 않은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졌으며, 지원하는 기능을 충실하게 구현하는 블루투스 헤드셋입니다. 단, 음악감상용으로 활용할 수 없어서 아이폰4와 찰떡궁합을 못 이루는 것이 아쉽습니다.
- 구성품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습니다.
- 착용감, 음질 및 사용시간이 무난합니다.
- 지원 프로파일의 제약으로 활용도는 다소 떨어집니다.
기본 점수 60%(D점)에서...
장점(The Good): +40%
- 아이폰4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
- 넉넉하게 제공되는 부속품
- 정리 잘 된 한국어 설명서
- 가볍고 내구성 좋은 설계
- 외우기 편한 조작법
- 편리한 마이크로USB 충전
- 간단한 멀티포인트 페어링
- 쓸만한 통화품질 및 사용시간
단점(The Bad): -15%
- 소음차폐 정도가 부족하고 간헐적으로 음질 저하
- 이어훅 없이 장시간 착용 곤란
- 부속품 용도, 멀티포인트 페어링 시 조작 등의 안내 미흡
추한 점(The Ugly): -5%
- A2DP 미지원으로 활용도 제약이 큼
종합 점수: 80% (B점)
비슷한 디자인에 A2DP 지원되고 좀 더 오래 가는 베터리가 들어간 제품이 나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