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의 외형적 변화 둘러보기

아이폰7 꾸러미에 포함된 구성품

변화의 측면에서 본다면 아이폰7은 큰 숫자가 올라갈 때 (아이폰5S에서 아이폰6으로 갈 때처럼) 기대하게 되는 큰 도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지 애플이 3세대째 기본적인 모양과 크기를 유지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띄지만 말이지요. 제가 보기에는 애플이 나태해졌다기 보다는 현재의 디자인 결정사항에 만족하고 있어서 그런 듯 합니다. 실제로 초기 아이폰의 모양새도 3세대 동안 유지되다가 더 얇게 설계하는 것이 실용적이게 되면서 바뀐 바 있습니다.

어쨌든, 아이폰7 꾸러미는 대체로 종전의 4.7인치 아이폰들과 거의 같습니다. 본체를 제외하고 크게 두 가지가 다른데, 하나는 상자에 그려진 아이폰이 다르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동봉된 이어팟 이어폰이 3.5mm 이어폰 잭 대신 라이트닝 단자를 쓴다는 것입니다. 3.5mm-라이트닝 변환 어댑터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기존 이어폰을 써야 하는 분들께 유용할 것입니다.

아래쪽 부분: 아이폰7 (위), 아이폰6 플러스 (아래)

이어폰 잭 이야기를 계속 하자면, 여기서 보시다시피 아이폰7에서 정말로 잭을 꽂을 구멍이 없어졌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 이 사실을 가지고 꽤나 말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폰5에 라이트닝 단자가 등장했을 때와 비슷하게 말이지요.

화면: 아이폰7 (왼쪽), 아이폰6 플러스 (오른쪽)

화면의 경우 해상도와 크기는 아이폰6 시리즈 이래로 계속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이폰7은 4.7인치 1334x750 화면을, 아이폰7 플러스는 5.5인치 1920x1080 (내부적으로 2208x1242) 화면이 탑재되었지요. 하지만 그냥 보면 놓칠 수 있는 변화가 있습니다. 화면의 밝기가 제법 향상되었으며 (아이폰4에서 6S 시리즈까지 500 cd/m2이었으나 지금은 650 cd/m2) 훨씬 넓은 색 공간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5에서 6S까지 sRGB 전체였으나 지금은 DCI-P3). 애플은 화면의 픽셀 수를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는 보다 정확하고 밝은 화면을 제공하는 게 더 좋다고 판단한 셈이지요.

유심 트레이: 아이폰7 (왼쪽), 아이폰6 플러스 (오른쪽)

첫 눈에 잘 띄지 않는 또 다른 특징은 내수성(water resistance)입니다. 애플 제품에서 이걸 구경하기에는 한참이 걸렸지요. 2015년 4월에 출시된 1세대 애플워치에 처음으로 적용되었고 반년 후 등장한 아이폰6S 시리즈는 정식 내수성 인증을 받지 않았음에도 화면과 본체 사이에 고무 개스킷이 끼워져 있었습니다. 아이폰7에 이르러서는 추가적인 조치를 함으로서 IP67 인증을 받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렇게 유심 트레이에 고무 개스킷을 설치한 점이 되겠습니다. 기존 제품에는 없었던 것을 보실 수 있지요.

후면 카메라: 아이폰6 플러스 (왼쪽), 아이폰7 (오른쪽)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보겠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주요 개선 사항으로는 화소수를 늘리고 (후면 8백만, 전면 120만에서 각각 1200만, 5백만으로 향상) 4K 해상도 동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올해에는 후면 카메라가 더 밝은 렌즈를 가지게 되었고 (f/2.2에서 f/1.8로 향상) 4.7인치 모델에 드디어 광학 손떨림 방지 기능이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5.5인치 모델은 망원 카메라 모듈이 추가되어 2배 광학 줌 및 낮은 심도의 인물사진 촬영 (아웃포커싱)이 가능해졌습니다. F 수치를 낮추려다 보니 더 큰 렌즈를 필연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을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트루톤 플래시 LED 소자가 4개로 늘어난 것입니다. 5S시절부터 줄곧 2개였는데 말이지요. 플래시를 사용한 사진에서 전보다도 더 자연스러운 사진이 찍히리라 기대됩니다. 참, 카메라와 상관이 있지는 않지만 안테나 띠가 종전보다 위로 이동해서 본체의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게다가 블랙(무광 검정) 및 제트블랙(유광 검정) 색상 모델에는 안테나 띠의 색깔마저 본체와 거의 같아서 사실상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 색상이 인기몰이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카메라 혹: 아이폰6 (왼쪽), 아이폰7 (오른쪽)

카메라 모듈이 커지다 보니 아주 약간 안 좋아진 점도 있기는 합니다. 여기서 보시듯이 카메라 혹("카툭튀")이 약간 더 심해졌지요. 이렇게 혹이 튀어나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분은 종전보다 조금 더 두꺼운 케이스를 사야 상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종합해보면, 아이폰7은 언뜻 아이폰6S와 닮아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많은 변화와 개선점을 몰고 왔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무광 검정색은 상당히 잘 어울리고 매력적이더군요. 어두운 색의 아이폰을 적극적으로 사려고 한 게 아주 오랜만이었는데 전혀 후회가 없습니다. 이제 외관 검사가 끝났으니 본격적인 테스트를 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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