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컴퓨터 프로젝트 (4/10)
작성자: Wesley 작성일:컴퓨터가 입힌 상태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입력장치도 몸에 함께 붙어있어야 한다. 일반적인 키보드나 마우스가 사용되는 평평한 장소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상시와는 다르게 요구되는 입력장치의 위치 때문에 메인보드가 결정되고도 고민이 계속되었다. 현재 휴대형 애슬론 시스템에서 사용되고 있는 미니키보드는 일반 키보드보다 공간을 상당히 덜 차지하지만 몸에 붙이기에는 거북할 정도로 큰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고무로 만들어져서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는 키보드를 쓰자니 타이핑이 불편했다. 특히 팔에 둘러서 쓰자니 더욱 안 좋았다. 그래서 보다 적합한 휴대형 입력장치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결과 마티아스社의 하프키보드를 발견하게 되었다.
일반 키보드의 절반도 안 되는 키로 구성되어 있지만 독창적인 디자인과 입력 방식 덕분에 한 손으로 일반 키보드에서 입력할 수 있는 글자를 별 불편함 없이 모두 칠 수 있다. 입는 형태로 출시된 모델은 무려 $300이나 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 아주 잘 부합된다고 판단하여 곧바로 구입하게 되었다.
다음은 포인팅 디바이스(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장치)가 필요했다. 예전에 한 손가락에 쥐고 사용하는 마우스를 어렴풋이 본 기억이 났지만, 이름이나 정확한 형태가 떠오르지 않아서 다른 장치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로지텍이 알맞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트랙맨 라이브!라고 불리는 프리젠테이션용 트랙볼이 그것인데, 한 손에 쥔 상태로 커서도 움직이고 버튼도 조작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 수입업자는 이 제품의 극심한 판매 저조로 인해서 이미 몇 달 전에 수입을 포기했다고 알려주었다. 여기서 벽에 부딪치는구나 생각이 들었지만 한 번 더 인터넷을 뒤져보니 제이앤제이 마그네틱에서 '리틀 돌핀'이라 불리는 한 손에 쥐는 트랙볼을 제조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제품은 손에 쉽게 잡힐 뿐 아니라(솔직히 트랙맨 라이브!는 작은 동양인의 손에는 큰 편이다) 겨우 $12정도밖에 하지 않았다. 이것이야 말로 휴대형 포인팅 디바이스로는 최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전대로 장치들이 작동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전에 캐나다에서 하프키보드가 오는 것을 기다리느라 약 1주일을 보내야 했다. 그것이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두 입력장치를 동시에 사용해보았는데, 처음에는 좀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걸렸지만 결론적으로는 장치 선정이 잘 된 것으로 판단되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한 팔에 두 장치가 모두 달릴 수 있기 때문에 반대쪽 팔에 다른 장치를 추가로 다는 것이 가능했다. 그 '다른 장치'라는 것이 키보드나 트랙볼을 쓰는데 지장을 주지 않게 되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렇게 두 장치의 사용 방법이 정해지고 난 뒤, 후지쯔社의 2.5", 20GB(MHN2100AT 모델) 하드디스크를 메인보드에 장착했다. 물론 윈도우CE가 아닌 일반 컴퓨터용 운영체제가 설치되기 때문에 고용량 보조기억장치가 채택되었다.
사진에서 확인되는 점은 공간 절약을 위해서라도 IDE 케이블의 길이가 짧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주문 제작한 IDE 케이블을 사용하게 되면서 해결되었다. 한편, 하드디스크 아래로 LED가 몇 개 있는데, 이것은 내장 LAN 카드의 표시등이다. 별로 필요가 없고 거추장스럽다고 느껴 나중에 없애버렸다. CPU 오른편에 있는 LED는 하드디스크 작동 표시등인데, 토요다-고세이社에서 제조한 고휘도 청색 LED이며 컴퓨터 작동 상태 확인에 중요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었다. 오른쪽 위에 튀어나온 버튼 스위치는 전원 스위치와 리셋 스위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