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가토 이브를 통해 애플 홈킷으로 갈아타기

SKT 스마트홈을 기반으로 홈 IoT 시스템을 구축하고 몇 달을 지내보니, 기본 앱외에는 상호작용을 할 수 없다던가 사용자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데이터를 소유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여러 단점들이 두드러지면서 부족한 느낌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한편, 애플이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는 홈킷(HomeKit)이 점점 체계를 갖춰가는 모습을 보며 애플 애호가로서 슬슬 사용해보기 시작할 때가 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킷은 2014년 iOS 8의 출시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는데, iOS 10에 이르러 드디어 시스템 내장 앱인 "홈(Home)"이 등장했고 제어센터에도 한 자리가 생겼으며 위치기반 제어가 가능해졌습니다. 10.2부터는 액세서리에서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생겼습니다. 얼마 후 출시될 iOS 11에서는 기능이 더욱 강력해질 예정인데, 지원 액세서리 종류가 더 늘어나고 사용자 별 위치기반 제어가 가능해지며 시간 설정이 더 유연해진다고(기준보다 일정량 앞뒤로 지정, 지연시간 후 실행 등) 합니다. 아울러, 블루투스 LE(저전력) 통신 지연시간 단축도 이루어지고 취미로 홈킷 공식 지원 액세서리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게 됩니다.

애플 홈킷 세상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엘가토 이브 센서들 - 웨더(Weather), 도어 앤 윈도(Door & Window), 모션(Motion)

제가 써보게 된 첫 홈킷 액세서리는 4월에 후쿠오카 방문을 하면서 구입한 엘가토 이브(Elgato Eve) 계열의 센서 여러 개였습니다. 이브 웨더(Eve Weather)는 실외 온도, 습도, 기압을 측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브 모션(Eve Motion)은 120도 시야 범위에서 최대 9미터까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브 도어 앤 윈도(Eve Door & Window)는 여닫을 수 있는 물건의 개폐 상태를 인식합니다. 이들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로 다른 기기의 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추후 확장을 염두에 둘 수 있는 적당한 시작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왜 일본에서 구입을 한 것일까요? 아직까지는 홈킷 지원 액세서리 대부분이 한국에서 팔리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은 미국이지만 교류 전원을 사용하는 전원 플러그나 전등 스위치와 같은 것은 상당수가 120V 전용이라 220V 전원에 쓸 수가 없습니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액세서리는 유럽 및 아시아 국가 여러 군데에서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는 각종 액세서리를 미국, 독일, 일본 등지에서 수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고로, 엘가토 이브 계열 센서 제품들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비교적 폭넓게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직구를 할 경우 가격을 먼저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 판매가격은 비교적 비싼 편이라서 일본에 다른 이유로 이미 방문중일 경우에나 가게에서 구입하도록 합시다.

하윤이가 이브 웨더에 AA 건전지를 넣는 중

이브 센서는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집안 아무 곳에나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조사인 엘가토에 따르면 배터리 수명은 최소 1년이라고 하니 유지관리가 거의 필요 없는 편입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2달 넘게 쓰면서 배터리 잔량 표시가 거의 움직이지 않았더군요. 나중에 배터리가 바닥나게 되더라도 이브 웨더와 이브 모션은 AA 건전지를 사용하므로 교체 방법과 비용 모두 부담이 없습니다.

엘가토 이브 앱을 사용하여 이브 웨더를 아이폰(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에 쌍으로 연결 중

센서를 사용하기 위해서 엘가토 이브(Elgato Eve) 공식 앱을 아이폰에 설치한 뒤 쌍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Add Accessory(액세서리 추가) 화면에 들어가면 아직 연결되지 않은 이브 제품들이 나타나는데, 여기서 하나를 선택하면 중간에 8자리인 홈킷 고유 코드를 카메라로 입력해서 인증하는 과정만 제외하고 대부분 자동으로 진행됩니다. 애플에 따르면 기본 "홈" 앱으로도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브 앱이 한글화 되지 않았음에도 인증 화면이 한국어로 나온 듯 합니다.

이브 웨더를 베란다 창문에 바깥쪽을 향하게 해서 설치했습니다

이브 웨더는 초소형 기상 관측소와 같기 때문에 외부 대기를 측정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단단하게 고정시킬 방법을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자동차 앞유리에 블랙박스를 붙이는데 쓰는 초강력 양면 폼테이프를 잘라서 이브 웨더를 베란다 창문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지금까지 아주 완벽하게 붙어 있네요.

이브 모션(위)과 이브 도어 앤 윈도(아래)의 포장 상자를 연 모습

외적인 면만 따지자면, 이브 모션과 이브 웨더는 제법 닮아있습니다. 둘 다 거의 같은 모양과 크기인데다 IPX3 인증 덕에 실외 설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션은 본체 한가운데에 PIR(인체감지용 수동 적외선) 센서가 있어서 웨더와 차별화 됩니다. 이브 도어 앤 윈도의 경우는 센서 본체가 어른 엄지손가락 만합니다. 이 정도로 작게 만들려다 보니 일반 AA 건전지의 딱 절반 크기인 ER14250 3.6V 1.2A 리튬 전지를 채택한 듯 합니다. ER14250이 흔한 전지 종류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쇼핑 사이트에서 "1/2 AA 리튬" 전지로 검색을 해보면 판매자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습니다.

이브 도어 앤 윈도에 ER14250 전지를 삽입한 뒤 현관문에 설치한 모습

이브 도어 앤 윈도 센서를 설치할 때는 사각형 자석이 센서 본체와 정확하게 정렬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간격을 맞추기 위한 보조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행히 어느 정도의 여유가 허용되는 편이라 자석 설치 방향이 좀 다르더라도 문제 없이 작동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의 일반적인 아파트 현관문에 설치하는 것이 곤란했을 것입니다.

이브 모션을 천장에 설치하기 위해 철제 브래킷, 나사 2개, 볼트 및 너트 각각 1개씩을 사용했습니다

설명서에 의하면 이브 모션은 지상에서 1~2미터 정도 떨어진 평평한 표면에 설치해야 감지가 잘 이루어진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침실에 설치할 때는 침대 주변에 음영 지역이 생겨서 침대에 있을 때에는 감지가 안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침대 바로 위의 천장에 브래킷을 고정시키고, 여기에 센서를 약간 내려다 보는 형태로 매달았습니다.

이브 웨더, 모션, 도어 앤 윈도에서 수집된 데이터 (왼쪽에서 오른쪽 순)

센서들은 거의 실시간으로 홈킷 프레임워크에 데이터를 보내주며, 이를 조회하거나 자동화된 반응을 일으키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 데이터는 여기서 보시듯 엘가토 이브 앱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방금 "거의" 실시간이라고 적은 이유는 블루투스 LE 호출 방식의 특성 때문에 3~5초 정도의 지연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점 때문에 그만큼 자동화에 지연시간이 발생하다 보니 모션이나 도어 센서의 활용 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더군요. iOS 11에서는 이런 지연을 1초 이내로 줄일 것이라고 하니 3개월 정도 후에 해결이 되는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조회할 때는 그래프 형태로도 볼 수 있고 숫자가 나열된 표로 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상세 정보를 조회할 때에만 액세서리에서 한꺼번에 데이터가 동기화 됩니다. 상황에 따라서 동기화에 걸리는 시간은 15초에서 1분 사이 정도이며, 만약 전체 상태 위주로만 조회해 왔다면 동기화 되지 않은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하루에 두 번 정도 그래프를 불러들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이제 집에 홈킷의 기본이 되는 장치들이 자리잡았으니 좀 더 깊게 파고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감지만 할 것이 아니라 뭔가 제어를 할 수 있는 기기들이 필요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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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idomino 작성일: :

H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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