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의 생체 인식기능
작성자: Wesley 작성일:애플은 2012년에 오센텍(AuthenTec)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가 만든 지문인식 센서를 아이폰에 적용할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많이 돌았습니다. 2013년이 되고, 실제로 "터치 ID(Touch ID)"라고 불리는 홈버튼 내장형 지문인식 센서가 아이폰5S에 등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홈버튼에 상징적으로 찍혀 있던 둥근 정사각형이 발전의 희생양이 되었더군요. 홈버튼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눌려집니다만, 센서는 버튼을 꾹 누르지 않은 채로 손가락을 얹었을 때만 작동합니다.
여러 전문가들은 지문인식과 같은 생체 인증 방식이 보안을 "향상"시키기는데 좋다고 합니다.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곤란한데, 본인의 생체적 특성을 바꿀 수도 없고 제3자가 충분한 노력과 의지로 인식장치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와 비밀번호 같은 인증방식과 더불어 사용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은 잠금화면 해제용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과 동등한 또 하나의 인증방법으로 이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는 곧 "향상" 대신 "대체"를 하는 것이다 보니 엄밀한 보안유지 차원에서는 좋아보이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애플에 따르면 상당수의 사람들이 잠금화면 비밀번호도 설정하고 다니지 않고 있기 때문에, 편리한 솔루션으로 대안을 제공해준다면 수많은 기기들이 무방비 상태가 아닌 그럭저럭 보안이 되는 상태로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려면 쓰기 무척 편리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계속 이 기능을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써본 결과, 그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더군요. 시연을 한 번 보겠습니다.
이 시연과정에서 보면, 홈버튼에 손가락을 16번 갖다대면서 약 25초만에 (동영상 17~42초 사이) 새 지문을 등록했습니다. 등록 과정은 간단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1분 안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문등록이 끝나고 홈버튼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목록에서 해당하는 이름이 짙게 표시됩니다 (동영상 50~55초 사이). 어느 손가락이 무슨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는지 구분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잠금화면을 해제할 때에는 홈버튼을 한 번 누른 뒤 완전히 떼지 말고 손가락을 계속 버튼 위에 올려둡니다. 그러면 거의 즉시 락이 풀리게 되어서 잠금화면을 볼 겨를도 거의 없이 바탕화면이 나타납니다 (동영상 1분 6초 지점). 비밀번호 설정 없이 화면을 오른쪽으로 밀어 잠금해제하는 것보다도 훨씬 빠릅니다. 게다가 많은 분들이 화면을 켤 때 어차피 홈버튼을 누르게 되니 별다른 동작을 할 필요도 없게 되는 셈입니다. 속도와 편리함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인식률도 높습니다. 인식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고, 그것도 대부분 기기를 비뚤게 잡았을 때라서 (잡스가 "잘못 잡고 있어"하고 말할 것 같은), 바로잡고 다시 시도하면 해결되었습니다.
한편, 아이폰5S는 지문인식을 악용한 불청객을 저지하기 위한 몇 가지 조치가 되어 있습니다. 만약에 기기가 재부팅 되었거나, 마지막으로 잠금해제 한지 48시간 이상이 되었다면, 비밀번호를 사용하여 잠금해제 해야 합니다. 지문인식으로 잠금해제를 시도하다 계속 이어서 실패한 횟수가 5번 이상이어도 마찬가지인데, 화면을 껐다 켠다고 횟수가 초기화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침입자는 알맞은 손가락에 대한 고품질 복제본을 이틀 안에 만들어낸 뒤 5번의 시도 내에 인식이 성공하기를 빌어야 하는데, 그 전에 주인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원격 잠금이나 삭제 명령을 보내어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러니 대부분의 경우 비밀번호를 대신해서 지문을 사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
iOS 7.0.2 현재, 지문인식을 쓸 수 있는 또다른 곳은 아이튠즈 및 앱스토어가 유일합니다. 앱이나 컨텐츠를 구입하고자 하면, 아이튠즈 계정 비밀번호 대신 지문을 사용해서 구입을 최종 승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서 현재 사용 중인 기기 내에서 비밀번호를 사용해서 구매를 한 번은 한 적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추후 구입 건에 대해서 지문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지문인식을 사용할 수 있는 두 방법 각각에 대해서 설정 앱을 통해 사용 여부를 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단잠에 빠진 동안 자녀가 여러분 손을 몰래 사용해서 컨텐츠 구입을 하는데 쓰고 있는 것이 의심된다면 설정 들어가서 차단시킬 수 있는 것이죠.
자, 이제 이 글의 제목에서 "지문 인식기능"이 아니라 "생체 인식기능"으로 쓰게 된 계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몇몇 분들이 알아낸 바와 같이, 지문인식 센서는 사실 손가락 끝부분 말고 다른 신체 부위도 인식하는 게 가능합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표피가 아닌 진피 부분을 감지함으로써 센서가 피부 밑에 뭔가 인식할만한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발가락은 손가락처럼 눈에 보이는 분명한 지문이 있어서 예상대로 됩니다. 손가락 마디 부위도 센서가 너무 눌려서 버튼 클릭이 되지 않는 충분히 납작한 부위라면 잘 됩니다. 손바닥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손이나 발 모두 센서에 안정적으로 올려놓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사용이 가능한 셈입니다.
그 외의 신체부위는 복불복입니다. 팔꿈치와 무릎도 되기는 하는데, 후자는 센서에 비해 면적이 너무 넓어서 정확하게 갖다대야 합니다. 코와 입술도 어느 정도 인식하는 걸 보면서 겨울에 장갑 끼고 있을 때 유용할 수 있겠다 생각은 해봤는데요. 문제는 인식되는 경우가 개인적으로 반반 수준으로 너무 낮아서 간신히 쓸까말까 하는 수준입니다. 정확하게 위치 잡기 힘든 것도 한 몫 하는 듯 합니다.
전혀 제대로 인식이 안 되는 신체부위로는 혀가 있습니다. 다른 부위보다 축축해서 센서가 안정적으로 신호를 못 잡아내는 것이 원인일 수 있겠습니다. 보시다시피 등록 과정 중간 쯤에서 실패해버립니다. 어차피 전화를 혀로 핥는 건 그리 건강한 습관은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싶군요.
이렇게 아이폰5S에 새롭게 장착된 하드웨어 하나를 쭉 둘러봤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새로운 부분을 다뤄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