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전기 스마트 미터(계량기) 사용기
작성자: Wesley 작성일:서준전기 스마트 전력/요금미터 내용물:
스티커, 스마트 미터, 설치 설명서, 사용자 가이드
스티커, 스마트 미터, 설치 설명서, 사용자 가이드
저희 집은 전력 소비에 있어서 딱히 낭비스럽지는 않습니다. 더운 여름 달을 제외하고는 200kWh를 넘는 일이 극히 드물지요. 그럼에도 실시간 소비현황을 보면서 좀 더 최적화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이에 맞는 수많은 계량기 제품을 국내외로 살펴보다가 서준전기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하나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스마트 전력/요금미터" 모델 SJPM-B70 (여기서부터는 단순히 "계량기"로 부르겠습니다)이라고 하는데, 집 안의 1차 차단기를 통과하는 기본 전력선에 접속하여 작동하게 됩니다. 한 번 설치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전력 소비 데이터를 측정하고 저장해두게 되는 것이지요. 이 데이터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불러내어 볼 수 있습니다.
계량기에 꽂게 되는 전류 센서와 전원공급선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과 단순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4만2천 원에 팔리고 있는데, 전원 콘센트에 꽂아 쓰는 전력소비 측정기보다 많이 비싸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센서와 전원을 제대로 달아놓기만 하면 바로 작동을 하고 그 이후 손봐야 할 일이 없습니다. 어떻게 설치하는지는 동봉되어 있는 설치 설명서에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계정을 만들어 가입하거나 하는 일도 없습니다. 모든 측정자료는 집 안에 남아 전적으로 사용자의 통제 하에 놓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클라우드에 사용량 자료를 올려서 공유하거나 분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또한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계량기를 설치했다고 표시해두고 싶다면 이에 딱 맞는 파란 스티커 두 장이 함께 들어있어 필요한 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집에 있는 분전함 내부의 모습
계량기를 설치하기 위해서 우선 분전함이 속에 들어있는 벽면 수납장을 임시로 비운 다음 내부를 열었습니다. 분전함에 설치된 1차 차단기는 정격 220V 40A 짜리인데, 계량기의 최대 사양이 220V 70A (15.4kW)이므로 넉넉했습니다. 한국의 다른 아파트에서도 상황이 비슷할 것입니다.
기본 전력선에 전류 센서와 전원공급선을 설치했습니다
전류 센서는 닫힌 고리 형태이고 내부 지름이 12mm입니다. 기본 전력선에 설치하려면 먼저 주전원을 차단시키고 전선 (사실은 길쭉한 꺾임쇠)을 고정하는 나사를 풀어 빼낸 뒤 센서를 넣고 전선을 원래 위치에 다시 고정해야 했습니다. 다른 계량기 제품들 중 상당수는 아무 것도 풀지 않고 전선에 바로 물리는 집게 형태로 제공되고 있었기에 이 부분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전력공급선을 설치하기 위해 나사를 풀어야 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분전함 덮개를 재설치한 모습
몇 분 안 걸려 계량기 설치가 끝나고, 주전원을 다시 넣고 분전함 덮개를 원위치 시켰습니다. 초콜릿바 정도 크기의 계량기가 분전함 아래에 여전히 잘 보였는데 작동함을 알리는 불이 눈에 잘 들어왔습니다.
계량기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쌍을 이루는 모습
수납함에 물건을 다시 채워넣기 전에 계량기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제품의 한계 때문에 블루투스로 쌍을 이룰 수 있는 기기는 안드로이드 버전2.3 (진저브레드) 이상을 구동하는 스마트폰이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현재 아이폰을 주력으로 쓰고 있다 보니 예전에 사두었던 스마트폰 꾸러미를 뒤져봐야 했습니다. 여기 있던 가장 최신 안드로이드폰은 2011년 출시된 LG 프라다3.0이었는데, 일단 필요조건은 문제 없이 충족시켰고 (4.0 ICS 설치됨) 화면도 그 중에서는 가장 컸기에(4.3인치) 이것을 부활시키기로 했습니다.
먼저 단말기를 재충전을 하고 한참 밀린 앱 업데이트를 신나게 몰아서 했습니다. 그 다음 제조사 제공 앱을 설치하고 분전함 앞에서 실행시켰습니다. 주변에 있는 호환 계량기를 탐색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금 설치했던 것을 금세 찾아내더군요. 화면을 몇 번 눌러 앱에 계량기 등록을 마치고 나니 곧바로 실시간 전력 소비 현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벽 뒤에 있는 거실과 부엌에서까지 현황을 수신하는 데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블루투스 통신 거리에 제약이 있음에도 말이지요. 누군가 집 가까이 와서 전력소비 자료를 몰래 엿보는 상황이 꺼림직해질 수 있을텐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제3의 단말기가 계량기에 접근할 때 비밀번호를 넣어야 하도록 앱에서 설정하는 기능이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화면에서 실시간 전력소비 및 예상 수치를 볼 수 있습니다
기본 화면에서는 현재의 전력소비량(W)을 표시함은 물론 예상 월간 사용전력(kWh)과 전기료(원)도 같이 알려줍니다. 누구나 다 대부분 가장 관심을 가지는 수치이지요. 한국전력의 전기료 부과 방식을 이미 앱이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용자들은 검침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만 설정해주면 정확한 예측 결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실시간 현황 조회를 좀 더 보면, 앱이 매 초마다 갱신하도록 되어 있어서 어떤 가전기기를 켰을 때 얼마나 전력을 소비하는지 손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 전압 및 역률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전력 품질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월간 소비실적 및 예상 전기료 기록은 10년치까지 저장 및 조회됩니다.
정리하자면, 몇몇 분명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계량기의 능력에 전반적으로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전력 소비 형태 자료를 모아본 뒤 지금보다도 더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집안에 몇 가지 변화를 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