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EV와 함께 여행하기, 제2부
작성자: Wesley 작성일:울산에서 나주로 돌아가는 여행을 위해 트렁크를 다시 가득 채웠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울산에 도착해서 볼트 EV의 배터리까지 충전했는데, 그 후 저희 4인 가족은 시내에서 이틀 정도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때 근처 코스트코에 들러서 가져갈 물건들을 트렁크에 실었죠. 예전에 몰던 차들에 비해 공간이 좁기는 했지만 모두 싣는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 시점의 배터리는 시내에서 이미 18% 써서 76%가 남은 상태였습니다. 지난 여정에 소모한 배터리가 73%였으므로 중간에 재충전을 하지 않고 한 번에 귀환을 하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였지요. 하지만 차량의 한계를 확인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였기도 했기 때문에 평상시처럼 에어컨도 틀어가면서 강행했습니다. 다음 타임랩스 동영상을 보시면 그 전말이 드러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볼트 EV가 가까스로 저희 아파트 주차장 내 충전소로 돌아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서의 여정과 마찬가지로, 바닥까지 소진할 정도로 질주할 때에는 주행가능거리에 대한 확신이 있고 도착지점에 충전기가 있을 때에만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럼 가장 소름이 끼칠 때는 언제였을까요?
볼트 EV 계기판에 배터리 부족 경고가 뜨기 직전과 직후 모습
물론 차량이 배터리 부족 경고를 하면서 주행가능거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출력이 감소됨"이라고 표시가 될 때였습니다. 직전에 주행가능거리가 22km로 표시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배터리가 5% 남았을 때 이렇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가속능력이 둔해지는 게 바로 느껴졌습니다. 고속으로 주행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했지만 더 이상의 도박은 하지 않기로 하고 다소 느린 50km/h로 운전했습니다. 지방 일반도로의 60km/h 제한속도를 밑도는 수준이었죠.
통과지점 / 분류 | 이동거리 (km) | 경과시간 (시:분:초) | 속도 (km/h) | 추정전력 (kWh) | 연비 (km/kW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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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지점 별 | |||||
울산에서 출발 | 0.0 | 00:00:00 | - | - | - |
울산고속도로 | 12.1 | 0:22:34 | 32.2 | 1.75 | 6.9 |
경부고속도로 | 14.1 | 00:09:06 | 93.0 | 3.22 | 4.4 |
양산 | 8.0 | 00:04:48 | 100.0 | 2.63 | 3.0 |
김해 | 25.2 | 00:15:24 | 98.2 | 3.07 | 8.2 |
부산외곽순환도로 | 4.3 | 00:03:13 | 80.2 | 1.17 | 3.7 |
창원 | 26.4 | 00:16:43 | 94.8 | 3.51 | 7.5 |
함안 | 10.8 | 00:06:58 | 93.0 | 2.78 | 3.9 |
진주 | 31.3 | 00:19:53 | 94.5 | 3.36 | 9.3 |
사천 | 26.3 | 00:15:54 | 99.2 | 5.26 | 5.0 |
하동 | 17.4 | 00:10:36 | 98.5 | 2.78 | 6.3 |
광양 | 16.2 | 00:10:09 | 95.8 | 1.17 | 13.8 |
순천 | 25.0 | 00:15:46 | 95.1 | 2.92 | 8.5 |
호남고속도로 | 7.2 | 00:04:34 | 94.6 | 0.73 | 9.8 |
고속도로 진출 | 22.6 | 00:15:11 | 89.3 | 2.49 | 9.1 |
화순 | 9.2 | 00:11:33 | 47.8 | 1.46 | 6.3 |
나주 | 33.9 | 00:39:33 | 51.4 | 3.22 | 10.5 |
나주에 도착 | 14.7 | 00:24:44 | 35.7 | 0.88 | 16.8 |
도로 분류 별 | |||||
고속도로 | 234.8 | 02:28:15 | 95.0 | 35.1 | 6.7 |
일반도로 | 69.9 | 01:38:24 | 42.6 | 7.3 | 9.6 |
합계 | |||||
울산-나주 | 304.7 | 04:06:39 | 74.1 | 42.4 | 7.2 |
결국 원래 계획보다 약 15분 정도 늦게 도착을 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마지막에 와서 에너지 절약을 한 결과 연비는 종전보다 약간 더 올랐고(7.19km/kWh 대 7.09) 배터리는 약간 덜 썼습니다(72% 대 73%). 속도를 늦추지 않고도 무사히 도착할 수도 있었겠지만 최종 주행가능 거리가 동영상에 보셨던 것처럼 15km가 되지 않고 10km 미만이었을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두 여정의 고속도로 주행 결과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매우 비슷하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여정에서 연비(km/kWh 단위)는 각각 6.8과 6.7, 그리고 평균 속도(km/h 단위)는 각각 96.0과 95.0이었습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싣고 충전도 완전히 한 볼트 EV를 100km/h로 항속주행하면서 차량증가로 인한 감속이 가끔씩만 이루어졌다면 고속도로 주행거리는 400km를 넘는다는 것(겨울 제외)이 이 결과의 핵심입니다. 물론 배터리 부족 경고를 고려한다면 최소한 5%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있어야 할테니 편하게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약 380km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왕복 여정에서 배운 점들을 살펴봅시다. 하나는 속도제한을 잘 지킬 경우 볼트 EV의 주행거리는 한국 내 어디라도 한 번 충전으로 편하게 갈 수 있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또다른 하나는 무정차 여행을 계획할 때 주행가능거리 계산에서 배터리 여유분 5%는 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오랫동안 두고두고 즐거운 운전을 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