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툴박스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해가 갈수록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 기기가 전보다 빠를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지요. 하지만 말처럼 쉬운 게 아니고, 실 성능과 전력 소비 간에 조심스러운 균형을 찾아야 하기도 합니다. 아이폰7 시리즈에 들어간 A10 퓨전 칩은 4개의 코어로 구성되는데, 두 코어는 고성능이고 두 코어는 전력효율을 극대화한 것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구성으로 지금까지 나온 A 시리즈 칩 중에서는 가장 빠르면서도 배터리 성능에는 악영향을 안 끼친다고 합니다. 그럼 성능 측면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애플에 따르면 2세대 전(아이폰6 시리즈)과 비교했을 때 CPU는 최대 2배, GPU는 최대 3배 빨라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인지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긱벤치 4 세부 결과: 4S | 5 | 5S | 6+ | 6S+ | 7

긱벤치(GeekBench)는 다양한 플랫폼에 걸쳐 CPU 성능을 측정하는데 있어서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4.0.1 버전은 iOS 9 및 이후 버전에서 실행되므로 아이폰4S까지만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만 보더라도 아이폰7이 좋은 성능을 내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6 플러스 대비 2.1~2.2배 정도 빠르고, 아이폰6S 플러스에 비해서는 35~40% 정도 빠릅니다. 아이폰5에서 5S로 넘어갈 때 한 번에 2배 빨라지는 모습은 더 이상 보지 못하지만 애플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는 확인했습니다.

GPU 성능으로 넘어가서, 3D마크(3DMark) 벤치마크 시리즈에서 "Ice Storm Unlimited"와 "Sling Shot" 테스트를 모두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Sling Shot의 경우는 복잡도 때문에 아이폰5S 미만에서는 실행되지 않지만 두 테스트 모두 실행 가능한 기기에서는 서로 유사한 추세를 보였습니다. 아이폰7은 6S 플러스보다 약 20~30% 빨랐고 6 플러스보다는 2.1배 가량 앞섰습니다. 애플의 "3배"에는 못 미치지만 여전히 매우 빠른 편이지요. 해상도 차이 때문에 이런 격차가 발생한 것인지는 추후 확인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웹 브라우저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회 관계망 (소셜 네트워킹, SNS) 기능을 비롯해서 스마트폰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 중 상당수가 실질적으로 여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널리 알려진 자바스크립트 벤치마크 두 가지를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작년에 측정한 결과도 함께 표시할 것인데, 이는 OS 업그레이드로 인한 영향(아이폰4S는 iOS 9.1에서 9.3.5로, 상위 기종은 10.0.1로 올라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스파이더 세부 결과: 3GS | 4 | 4S | 5 | 5S | 6+ | 6S+ | 7

선스파이더(SunSpider) 비교적 오래된 자바스크립트 벤츠마크라서 아이폰3GS에서도 실행이 됩니다. 덕분에 그동안 얼마나 빨라졌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지요. 아이폰7에게는 이 테스트가 충분히 복잡하지 못해서 그런지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폰6S 플러스에 비해 약 17% 정도 밖에 빠르지 않아서 앞서 본 긱벤치 결과보다 향상 폭이 적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테스트 결과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CPU 성능 향상 추세를 잘 따르는 편입니다.


구글 옥탄(Google Octane) 결과는 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이폰7은 직전 모델보다 40%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난 것이지요. 흥미롭게도 아이폰6 플러스와 6S 플러스는 iOS 10 업그레이드 덕분에 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새로운 사파리 브라우저가 내부적으로 최적화가 된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는 더 오래된 아이폰에는 적용되지 않는 듯 했고, 아이폰5는 심지어 더 이상 테스트를 끝까지 실행하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구형 기기에게 이번 OS 업그레이드는 아직 장단점이 섞여 있는 것일까요.

한편, 종합을 하면 아이폰7은 골고루 성능 향상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성능 향상을 위해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라면 실망하지는 않으시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