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1세대와 시리즈2의 배터리 비교

애플워치 시리즈2를 쓴 첫 날에 배터리가 60% 넘게 남은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어쩌다 그렇게 된 것이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며칠 더 관찰해 보니 가볍게 쓰는 날에는 24시간이 지나도 50% 이상 남아있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재충전을 안 하고도 만 이틀 동안 쓸 수가 있었지요. 애플워치 1세대를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도 훨씬 오래 가는 셈인데,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배터리 방전 비교 테스트를 하고 아래의 그래프를 만들었습니다. 테스트 시에는 워치OS 3.0이 두 기기 모두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애플워치 배터리 방전 그래프
애플워치 1세대는 24시간 45분을 버틴 반면 시리즈2는 38시간 50분까지 작동하여 57% 정도 더 길었습니다. 시리즈2는 사실상 2일을 쓸 수 있었던 것인데, 1일차 아침에 충전을 마치고 쓰면 2일차 저녁 늦게까지 켜져 있는 것에 해당됩니다. 만약 활동량이 적었다면 48시간 동안 쓸 수도 있었다는 점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활동마다 배터리가 얼마나 소모되는지 보면 더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납니다.

활동 소비량 (%/시간)
1세대 시리즈2
앱 조작 18.0 9.4
운동 18.0 8.3
사무 (1일차) 3.1 2.8
사무 (2일차) - 2.0
수면 1.9 1.1

일반적인 사무실 내 업무 시간 동안에는 두 워치 모두 소모 속도가 비슷합니다. 하지만 운동을 기록하거나 활발하게 앱을 실행시키는 것과 같이 일을 많이 시키면 1세대 쪽의 소모 속도가 2배 가량 됩니다. 대기 상태에 해당되는 수면 시간 동안에도 시리즈2보다 덜 효율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출시 전 부품 유출에서 보면 애플워치 시리즈2 42mm 모델이 1세대와 비교했을 때 36% 가량 더 큰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46mAh에서 334mAh로 증가). 그러므로 위와 같은 차이는 단순히 커진 배터리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이 더 높아진 전체 시스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2에 탑재된 CPU가 2배 가량 빠르고 화면은 2배나 밝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요.

한편, 애플이 시리즈2에 더 큰 배터리를 넣은 것은 GPS 모듈을 추가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이 모듈이 있으면 짝지어진 아이폰이 없더라도 경로 기록이 가능해지지만 배터리 소모는 더 빨라지게 됩니다. 이 모듈의 사용 여부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살펴보기로 합시다.

아이폰 GPS (왼쪽)와 애플워치 GPS (오른쪽)를 활용하여 기록한 실외 걷기 활동

애플워치 시리즈2를 2대 가지고 있지는 않으니 실외 걷기를 두 번 했습니다. 한 번은 아이폰과 짝지어진 채로, 한 번은 안 한 채로 했는데, 안 했을 때는 워치 내장 GPS가 사용되었습니다. 이동 경로나 걷는 속도는 최대한 비슷하게 했습니다.

데이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차이점이 몇 가지 보이지만 GPS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등반 고도 (elevation gain) 데이터가 애플워치GPS를 사용한 쪽에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아이폰에 탑재된 기압계에서 데이터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활동 대사량 (active calories)이 더 많이 나온 것은 앞서 한 걷기 활동 때문에 심박수가 이미 높아진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들 대신 실제로 영향을 받는 항목인 경로 데이터가 안정적으로 기록되었는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폰 GPS (왼쪽)와 애플워치 GPS (오른쪽)를 활용하여 기록한 이동 경로

위의 지도를 보시면 애플워치에 탑재된 GPS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에서 온 데이터보다는 좀 더 구불구불하지만 걸어다니는 동안 워치가 앞뒤로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도 칭찬받을만 하지요.

활동 소비량 (%/시간)
아이폰 GPS 애플워치 GPS
실외 걷기 9 15

하지만 애플워치에 내장된 GPS를 쓰면 여기서 보시듯이 배터리에 부담을 주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는 애플의 공식 배터리 정보에 나와 있는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여기에는 내장 GPS를 쓰면 최대 운동시간이 8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어든다고 나와 있습니다 (시리즈1과 2에 대하여, 2016년 8월 기준). 그래도 1세대 제품이 아이폰 GPS를 쓸 때만큼 심한 수준은 아니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애플워치 배터리 충전 그래프
마지막으로 충전 곡선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새로 산 시리즈2가 보여주는 그래프는 2015년 5월 당시 1세대 제품이 새것일 때 보인 것과 유사합니다. 1세대는 1시간 57분만에, 시리즈2는 2시간 3분만에 충전이 끝났는데, 애플이 공표한 2시간과 잘 들어맞는 편입니다. 이 테스트에서 1세대 애플워치에 동봉된 예전 충전기를 사용했고 두 기기의 배터리 용량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전기가 처음부터 기기의 세대가 달라져도 제 속도로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17개월이 넘게 지난 2016년 10월에 이르러서는 애플워치 1세대의 충전 속도가 20 ~ 80% 구간에서 종전보다 빨라졌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10% 가량 줄어든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사실이 그렇더라도 1세대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워낙에 차이가 크다 보니 10% 용량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시리즈2가 더 오래 가는 정도가 단순 계산 상 57%에서 42%로 줄어들 따름입니다. 또한 1세대 제품이 그동안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었다고 딱히 느끼지도 못했는데, 앞서 24시간 동안 쓸 수 있었다는 결과가 이를 방증합니다. 워치OS 3이 종전 버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작동해서 그런 것일 수 있겠습니다. 한편, 충전을 계속 진행하면 특이하게도 속도가 많이 줄어들어서 결국 2시간 2분만에 완료되었는데, 마치 애플의 공식 기준을 맞추려고 일부러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로서 애플워치 1세대와 시리즈2의 비교 체험을 매듭짓겠습니다. 종합해보면, 1세대에서 지적되었던 여러 문제점들, 즉 성능, 배터리 수명, GPS의 부재 등이 상당 부분 시리즈2에서 보완이 되었다는 것이 아주 명백합니다. 그리고 생활 방수에서 수영 가능 수준으로 개선된 내수성 또한 수치화된 실험은 해볼 수 없었지만 금상첨화인 것이 사실입니다. 애플이 원래 만들려고 했던 애플워치가 바로 시리즈2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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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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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 작성일: :

와. 제가 찾던 배터리 정보입니다. 감사합니다.
궁금한것이 있는데요. 위에 1.94km 운동하시면 어느정도 배터리가 소모되는지 궁금합니다.
하루정도 생활하고 저녁에 5km 정도 운동을 하는데 배터리가 버텨주는지 궁금해서요.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Wesley 작성일: :

2km, 20분 걷기에 배터리가 아이폰 GPS 사용 시 3% 정도, 내장 GPS 사용 시 5% 정도 소모되었습니다. 운동 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한 페이스라면 각각 8%, 12% 정도 소모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참고하세요.

turtle 작성일: :

잘 봤습니다~
근데 이번에 시리즈1의 배터리 수명이 1세대와 비교해볼때 어떨지 궁금하네요...

Wesley 작성일: :

제가 한 테스트로 추정해 본다면 CPU의 에너지 효율이 개선된 덕에 시리즈1이 1세대보다 약간 더 오래 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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