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플러스 - 카메라 품질



주간 촬영 비교 1
아이폰5S (위) - 1/250초, ISO 32
아이폰6 플러스 (아래) - 1/198초, ISO 32

아이폰 카메라의 품질이 스마트폰 중에서 최고에 속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아이폰5S도 마찬가지였기에, 아이폰6 플러스가 여기서 얼마나 개선을 시킬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며칠동안 두 기기를 같이 들고다니면서 비교 촬영을 해봤고, 그 결과를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여기에 올린 모든 사진은 원본 해상도를 유지한 채로 필요한 부분을 잘라낸(크롭) 것입니다.

대낮에 촬영을 해보면 두 기기는 언뜻 보았을 때 비슷한 결과물을 냅니다. 위에서 보시다시피 사진의 세부 묘사가 잘 되어 있는 등 거의 동일하다시피 합니다. 이미 아이폰5S의 품질이 뛰어난 편이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

  
주간 촬영 비교 2
아이폰5S (왼쪽) - 1/250초, ISO 32
아이폰6 플러스 (오른쪽) - 1/237초, ISO 32

물론 아이폰6 플러스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진을 보게 되면, 햇빛을 받는 나뭇잎의 세부 모양이 아이폰6 플러스 쪽에서 더 잘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5S의 경우 셔터 속도가 약간 더 빨랐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뭉개진 모습으로 찍혔습니다. 이는 곧 센서의 동적 범위(dynamic range)가 확대되었음을 보여줍니다. HDR 모드로 찍으면 다소 부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싫은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요.





야간 촬영 비교 1
아이폰5S 기본모드 (위) - 1/15초, ISO 2000
아이폰5S 야간모드 (가운데) - 1/4초, ISO 400
아이폰6 플러스 기본모드 (아래) - 1/4초, ISO 400

한밤 중에 촬영을 해보니까 처음에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기본 카메라 앱으로 찍고 있었는데 아이폰6 플러스가 아이폰5S보다 훨씬 우수한 결과물을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마치 낮과 밤의 차이처럼 말이지요. 상단의 비교사진 중 위와 아래에 있는 것을 보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해서 EXIF 데이터를 조회해봤습니다.

알고보니 아이폰6 플러스가 기본모드에서도 셔터속도를 1/4초까지 낮추고 있었더군요. 아이폰5S까지는 기본모드에서 최저 셔터속도가 1/15초였습니다. 카메라 흔들림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을 겁니다. 사진이 너무 어둡게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아이폰5부터는 높은 ISO 모드 (최대 3200)가 지원되었고요. 제3자 카메라 앱의경우 야간모드를 활성화시켜서 흔들림을 감수하고 셔터속도를 1/2초까지 내릴 수 있었습니다.

애플은 분명히 아이폰6 플러스에 도입한 광학 손떨림 보정 (OIS, Optical Image Stabilization)의 성능이 충분하여서 품질 저하 없이 약 4배 길게 빛을 모아도 된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제 경험 상 이 판단은 옳았습니다. 예전처럼 야간 사진을 촬영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흔들린 사진을 찍는 일은 극히 드물었으니까요.

하지만 만약에 아이폰5S도 야간모드를 통해 1/4초 설정으로 찍게 된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나온 게 가운데에 있는 사진입니다. ISO 감도가 낮아지니 1/15초로 찍었을 때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아이폰6 플러스가 내놓은 품질을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윗부분에 있는, 발코니 앞의 가느다란 수직 창살을 찾아보면 가운데 사진에서는 뭉개져 있지만 아래 사진에서는 보이는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야간 촬영 비교 2
아이폰5S 기본모드 (위) - 1/15초, ISO 400
아이폰5S 야간모드 (가운데) - 1/4초, ISO 125
아이폰6 플러스 기본모드 (아래) - 1/4초, ISO 125

비교적 ISO 감도가 낮은 촬영 결과에서도 아이폰6 플러스가 좀 더 세부 묘사를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위의 결과를 보면, 그릴 부분과 그 뒤의 노란 블록이 선명하게 나왔습니다. 반면에 아이폰5S로 찍은 결과는 야간모드로 찍은 여부에 상관 없이 초점은 맞았으나 흐릿하고 덜 세세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를 보았을 때 아이폰6 플러스에 탑재된 카메라 센서가 더 민감함은 물론 A8 칩의 영상 처리 능력이 더 진보되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스펙 도표에는 쉽사리 설명할 수가 없다 보니 아이폰4S 이래로 800만 화소를 유지하는 카메라를 보고 놀라운 기술 발전이 있어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합니다.

아이폰5S로 저녁에 걸어다니며 찍은 사진 (1/15초, ISO 640)

아이폰6 플러스로 저녁에 걸어다니며 찍은 사진 (1/4초, ISO 125)

그나저나 광학 손떨림 보정 기능은 얼마나 잘 작동하는 걸까요?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거리를 걸으면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아이폰5S의 경우 셔터속도가 1/15초이었음에도 대체로 흔들린 사진이 나왔습니다.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움직임을 상쇄시키면서 1/4초의 셔터 속도에도 불구하고 좀 더 안정적인 사진을 건졌습니다. 애플이 이번에 자기 자신을 뛰어넘은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이런 결과를 모두 종합해 보았을 때, 아이폰6 플러스에 탑재된 카메라는 아이폰5S에 비해서 대단히 향상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함은 물론, 수전증이 있는 분들이 더 좋은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는군요. 아이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 분이라면, 아이폰6 플러스의 다소 난감한 크기를 감내해도 될 정도라고 말해봅니다.

헌데 아직 이야기가 반 밖에 끝나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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