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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금환일식

제가 가져온 니콘 P1000을 마리나 배러지 옥상에 자리잡은 다른 카메라와 망원경 사이에 세웠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박싱데이(12월 26일)에 금환일식이 일어난다고 하니까 가족여행을 가기 위한 적당한 핑계라고 생각해서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예상대로 시내 여러 장소에서 이 천문현상을 보고 찍을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더군요. 저는 개기식(totality) 길이도 다른 곳보다 길고 군것질거리도 준비된 마리나 배리지를 관측장소로 골랐습니다.

식이 시작되기 거의 2시간 전에 저희 가족이 도착하고 보니 이미 옥상에 장비들이 많이 즐비되어 있었습니다. 가져온 장비의 준비를 마치고서 딸아이들은 휴대용 관측 필름이나 쌍안경으로 태양을 바라보았고 저는 일정 주기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당일 날씨가 흐리고 가끔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예보는 신경이 쓰였는데, 관측 초반에는 거의 맑은 상태였으나 개기식이 가까워 올수록 구름도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12월 26일 싱가포르에서 관측한 개기일식의 진행 모습

이 구름들은 저주와 동시에 축복이었습니다. 촬영이 되도록 계속 설정을 손봐야 되다 보니 삼각대에 설치한 카메라를 통해 태양을 찍는 것은 번거롭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아이폰에 아무런 필터를 대지 않아도 일식을 직접 찍을 수 있을 만큼 구름이 적당히 두꺼워지는 일이 자주 일어나면서 위와 같이 보기 좋은 사진들을 만들어내는 데에도 일조했습니다. 휴대전화와 카메라 모두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셈입니다.

아침에는 세린이가 일식을 잘 볼 수 있었지만 (왼쪽) 오후에는 구름이 자꾸 하늘을 가렸습니다 (오른쪽)

약 2분 간의 개기식이 절반 정도 지난 후에 몰려 들어온 구름은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거기 있던 사람들이 맨눈으로 태양의 "고리"를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인상적인 경험이었지요. 하지만 그 후로 구름이 점점 더 두터워지고 오는 빈도도 늘어나면서 일식 후반부에서는 짜증이 나게 되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찍던 사진에 간극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지요. 결국 원래 계획보다 1시간 일찍 촬영을 끝내고 가족과 함께 마리나 베이 주변 관광을 하면서 기분을 풀었습니다.

장치: 아이폰 11 프로
설정: 52mm - ISO 20-25 - 1/23810-1/564초 - f/2.0
필터: 없음
시간: 2019-12-26 12:09-14:25 UTC+8
장소: 싱가포르 마리나 사우스

Today’s “The Toon-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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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위성의 모습

밤 하늘은 다양한 자연 및 인공 위성들의 고향입니다. 지난 며칠 간 이들의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여러분을 위해 두 장을 골라 올려드립니다.
2019년 2월 17일 북쪽 하늘에서 반짝이며 내려오는 이리듐 97

이리듐 위성들은 안테나의 독특한 모양으로 인해 발생하는 섬광으로 유명합니다. 최근에 아이폰 XS로 북쪽 하늘을 내려오는 이리듐 97을 관측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눈에 띄게 반짝인 시간은 약 20초 정도였지만 여기 1분 간 610장을 찍은 결과를 합친 사진을 보시면 그 전과 후로도 일정 시간 동안 어둡게나마 빛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성의 다른 부위도 햇빛을 반사시키고 있었던 셈입니다. 안테나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았지만.

장치: 아이폰 XS
설정: 26mm - ISO 2500 - 1/15초 - f/1.8
필터: 없음
시간: 2019-02-17 19:04:46-19:05:46 대한민국 표준시
위치: 대한민국 나주
610장의 사진을 Startrails 2.3로 합침

2019년 2월 20일 보게 된 기해년 정월 보름달은 슈퍼문이기도 합니다

올해의 정월대보름은 슈퍼문이기도 했습니다. 더 큰 모습은 2026년 12월 24일까지 보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달의 상이 최고조에 도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진을 찍었는데, 시직경은 34' 02.37", 거리는 350,840km이었습니다. 그 결과 달이 거의 4천 픽셀 크기로 기록되었더군요(3,955 픽셀, 0.516"/픽셀). 7년 후에도 P1000을 계속 쓰지 않는다면 이 카메라로 이보다 더 크게 달을 찍을 일은 없겠습니다.

장치: 니콘 P1000
설정: 3000mm - ISO 100 - 1/400초 - f/8
필터: 없음
시간: 2019-02-20 01:11:49, 01:14:07 대한민국 표준시
위치: 대한민국 나주
2장의 사진을 Pixelmator 3.8.1로 합침

니콘 P1000으로 찍은 지금껏 제일 선명한 국제우주정거장의 모습

2019년 2월 11일 저녁에 관측한 국제우주정거장

ISS이 지나가는 모습의 애니메이션
지난 번에 니콘 P1000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추적한 결과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좀 더 나았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마침 다시 한 번 추적해볼 좋은 기회가 어제 있었던지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매우 선명하게 찍힌 게 여러 장 있었는데, 우주정거장의 각 부분이 구분되는 지점을 손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적층 처리를 할 것도 없이 밝기와 선명도만 조정해서 여기에 모아보았습니다.

우주정거장이 관측자에 가장 근접할 때는 18:48:49(3번째 사진)으로, 428km 떨어져 있었습니다. 지표면에서의 고도는 411km이었고요. 이 시점이 되기 전에 찍힌 사진을 보면 즈베즈다 모듈(18:48:19에 찍은 두번째 사진의 가장 아래쪽 부분)이 관측자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에 찍힌 사진에서는 키보-하모니-콜럼버스 모듈(18:49:49에 찍은 다섯번째 사진의 중앙부 하단 영역)이 그러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 참고할 점은, 우주정거장이 근접하고 있을 동안 막 지평선 아래로 넘어간 태양의 방향으로 시선이 향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태양전지판은 항상 태양을 향하고 있으므로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에서는 이들의 뒷면을 보고 있게 되어 밝게 빛나 보일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장치: 니콘 P1000
설정: 3000mm - ISO 100 - 1/400 에서 1/640초 - f/8
필터: 없음
시간: 2019-02-11 18:48-18:50 대한민국 표준시
위치: 대한민국 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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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P1000으로 달 앞을 지나가는 국제우주정거장 포착하기

2019년 1월 22일에 달 앞을 지나가는 국제우주정거장 (18% 크기)

집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보름달 앞을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궤도 예측 정보가 있었습니다. 달의 고도가 60도가 넘는 관계로, 우주정거장은 관측자에 가깝게 지나가고 시직경이 1도에 가까울 것(58.7")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니콘 P1000 카메라의 7프레임짜리 최대 해상도 연사 모드를 써볼 좋은 기회라고 판단한 저는 추운 날씨(-4°C)와 움직이기 불편한 시간(새벽 3시)을 무릅쓰고 차를 몰아 관측 장소로 향했습니다.

달 앞을 지나는 국제우주정거장 모습을 잘라내어 보기

예측 도구 사이에 통과 예상 시간이 약 1초 가량 차이가 났는데, 연사 모드가 총 7장의 사진을 1초 동안 찍게 되다 보니 셔터 버튼은 어림짐작하여 누르고 잘 찍혔기를 비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여기서 보시는 바와 같이 3장의 사진에 우주정거장의 모습이 찍히는데 성공했습니다. 태양전지판과 모듈 각각이 손쉽게 구분될 정도로 선명하고 크게 찍힌 것을 보면 P1000의 망원 광학계 능력이 잘 발휘되었다고 할 수있겠습니다.

장치: 니콘 P1000
설정: 3000mm - ISO 200 - 1/1600초 - f/8
필터: 없음
시간: 2019-01-22 03:08:23 대한민국 표준시
위치: 대한민국 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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